눈싸움 안 피하는 사람은 주도적인 성격?
응시하는 행위는 의도 아닌 반사적 행동
일상에서 사소한 마찰이 있을 때 한쪽이 먼저 상대방을 노려보면 큰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 이때 먼저 응시하기 시작한 사람이 훨씬 공격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다른 사람 눈을 먼저 똑바로 쳐다보는 행동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것이며 주도적인 성격 탓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의 데이비드 터버그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다른 사람
눈을 빤히 바라보는 것과 공격성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다른
사람 눈을 응시하는 것은 주도권을 잡으려는 성격 탓이며 자기도 모르는 새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컴퓨터 모니터를 이용해 여러 가지 그림을 연이어 보여줬다.
모니터에 나오는 그림은 파랑, 초록, 빨강 등 다양한 색깔의 점으로 그려진 타원
모양이었다. 하지만 실험 참여자들이 모르는 사이 타원형 그림에 앞서 화난 얼굴,
행복한 얼굴, 무표정한 얼굴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이미지를 다 보고난 뒤 연구진은
실험 참여자들이 평소 얼마나 주도적인 성격인지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주도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화난 얼굴이 스쳐간 뒤에 나오는 그림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했다. 이와 달리 다른 사람의 의견에 잘 따르거나 처분을 기다리는
성격의 사람은 행복한 얼굴이 포함된 점 그림을 더 오래 바라봤다. 즉 주도적인 사람은
갈등이 생길 것 같은 상황에서 화난 얼굴을 한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반사적으로
눈싸움을 하게 된다는 것.
터버그 박사는 “주도적인 성격의 사람은 한 순간에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결정
한다”면서 “이런 사람은 화난 얼굴을 봤을 때 쉽게 고개를 딴 곳에 돌리지
못하는데, 이때는 이미 눈싸움이 끝난 것과 다름 없다”고 덧붙였다. 먼저 화난 얼굴로
바라보기 시작한 사람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
이 연구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지에 게재됐고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