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시즌, ‘새내기 증후군’ 극복하려면
주위에 속내 털어놓고 도움 받아야
입학을 코앞에 둔 예비 대학생이라면 전공서적을 안고 봄기운이 만연한 교정에서
즐기는 대학생활을 상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을 즈음이다.
대학생으로서 내딛는 첫 걸음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새내기 증후군’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새내기 증후군이란 예전의 생활과 다른 환경에서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겪게 되는 심리적인 증상으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신입생을
고민으로 몰아넣는다. 규제가 사라지고 생활이 자유롭게 되면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느껴지는 고민과 가치관의 혼란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의 학생게시판에 올라온 신입생들의 글에서는 이런 어려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대학에 와서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만 진짜로 친한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라든지 ‘열심히 사람을 만나도 어쩌다 밥을 같이 먹는 피상적인 관계로
머무는 것 같다’는 신입생의 글에는 공감한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경란 박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면
이는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적응장애라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적응장애는 환경이 갑자기 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현상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6개월 안에 사라진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스트레스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이 될 수도 있다.
서강대학교 학생생활상담소의 최명식 상담사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사람을
사귀기 힘들거나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학생이
많다”며 “중간고사를 마치고 생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친구와 어울리기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상담을 받으러 온다”고 말했다.
최 상담사는 “무엇보다 본인이 환경변화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자기성찰을 통해 태도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대학마다 있는 학생생활상담소는 학생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적성을 찾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혼자서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상담소를 찾아 속내를
털어놓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동아리 활동, 취미생활 등은 그 다음 수순이다. 자신의 적성과 목표에 맞춰 적합한
활동을 골라 하는 것이 좋다. 최 상담사는 “처음부터 뭐든지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은
없으니 완벽하게 해내려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거듭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했다.
새내기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일곱 가지 방법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바르게 아는 일이다.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한다. 좋아하는 일과 앞으로의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본다. 목표가 있으면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진다.
▽학생생활상담소를 찾는다
어느 대학에나 학생들의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학생생활상담소가
있다. 실제로 이용해본 학생들도 주위에 권할 정도로 친절하고 편안한 상담이 이뤄진다.
상담내용은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
▽동아리나 학과 활동 같은 교내 활동에 참여한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교내 활동을 추천한다. 같은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자주
만나게 되고 시험이나 수업, 학교 안의 이슈 등 관심사가 같아 이야기가 잘 통한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리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도 도움이 된다.
▽스터디 그룹이나 소규모 학회 등에 참여한다
학과 공부 외에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모여
공부하는 것도 좋다. 모임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나누는 것은 물론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다. 목표의식과 성취욕도 강해진다.
▽연합동아리나 동호회에 들어간다
학교 밖의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비슷한 지역에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 연합동아리나 동호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학교 밖 소식은 물론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 등산, 맛집 탐방 등 생활과 관련한 동아리도 많다.
▽봉사활동을 한다
남을 돕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면 봉사활동에 참여해본다. 학교마다 독거노인을
돌보거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목욕을 돕는 동아리,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아리 등 다양한 봉사동아리가 있다. 연합동아리 형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남을
도우면서 존재가치를 느끼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종교를 갖는다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환경에서 종교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어떤 종교든
관계없이 마음 붙일 곳이 생겨 낯선 환경에서 오는 불안과 우울함을 달랠 수 있다.
같은 종교를 가진 학생들의 모임을 통해 친구도 사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