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여자, 남의 잘못 쉽게 눈 감는다

남의 처지 헤아리는 능력 더 뛰어나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여자는 남자보다 더 쉽게 용서해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스크 대학의 마이트 가라이고르도빌 박사는 남녀별로, 부모자식 세대별로

누군가를 용서할 때 감정적인 차이가 특징적인지 연구했다. 그 결과 부모가 아이들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쉽게 다른 사람을 용서했다.

가라이고르도빌 박사는 “용서를 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감정이입”이라며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이입 능력이 뛰어나 더 쉽게 남의 잘못을

용서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능력지수와 남을 용서하게 만드는 지표를 사용해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할 때 얼마나 수월하게 하는지 알아봤다. 연구진은 45~60세의 부모 세대와

17~25세의 자녀세대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결과 사람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남을 용서하게 만드는 이유가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 세대는 대부분 “시간이 좀 흘렀으니까” 남을 용서하는 데 비해, 부모

세대는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이유가 “남을 미워하고 있으면 마음이 켕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연구진은 “살면서 다른 사람을 많이 용서해온 부모가 ‘모든 방면에서’ 남을

용서하는 능력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부모와 아이는 용서에 대해 비슷한 생각이었다.

부모와 아이세대 모두 용서란 △앙심을 품지 않고 △화해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한편 남자와 여자는 남을 용서하는 것에 차이가 컸다. 남녀 모두 ‘앙심을 품지

않는 것’을 용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지만 남자는 이것을 여자보다 훨씬

중시했다.

가라이고르도빌 박사는 용서받기 위한 두 가지 전제조건도 밝혔는데 그 하나는

‘뉘우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고 나머지는 ‘앙심을 품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는 또 “용서의 메커니즘이 성폭력 피해자나 신체 심리적 학대 피해자는

물론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의 심리건강에 도움이 될 지 연구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스페인의 학술지 ‘라틴아메리카 심리학저널(Revista Latinoamericana

de Psicología)’에 게재됐고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8일 보도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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