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한파 끝난다, 노인 사망 ‘주의보’
몸 긴장 풀리면 협심증과 뇌중풍 많아져
올 겨울 유난히 길었던 한파가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겨우내 이어졌던 긴장이
풀리는 해동기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지는 시기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점점 커지고 찬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이 서서히 풀어지면서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에 노인은 특히 몸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날이 따뜻해졌다고 갑작스레 운동을 시작하거나 바깥출입을 늘리면 무리가 올 수
있다.
2010년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5~2009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년 3월에
협심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60~69세의 환자가
가장 많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백상홍 교수는 “아직 추운 날씨에 몸이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돼 전체 혈압이 높아진다”며 “3월에는 협심증과 함께 뇌중풍 등 심혈관질환
발생 빈도도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갑작스레 활동량이 많아지는 것도 노인 사망이 증가하는 한
원인이다. 관절이 굳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허기진
채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심한 일교차는 면역력을 약화시키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졌을 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사망할 위험도 있기 때문. 전남대병원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 8201명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이 56%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노인의 몸은 겨울에 체지방을 비축하며
적응해온 반면 겨울이 끝나갈 즈음에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며 “운동을
시작하기보다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 부족한 성분을 보충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노인이 해동기에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다
일교차가 크고 날씨가 자주 변할 때는 가디건과 같은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는다.
주위 온도나 체감온도에 따라 입었다 벗었다 하며 체온을 조절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밥을 먹는다
허기진 상태로 운동을 시작하면 에너지가 부족해 금방 기운이 빠져 낙상 위험이
높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혈관 상태가 불안정해지므로 심장질환이 올 위험도
있다.
▽봄나물을 많이 먹는다
날씨가 풀려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영양소 소모도 많아지기 때문에 몸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의 양도 많아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특히 비타민은 봄에 겨울보다 종류에 따라 3~10배까지 더 필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피로를 가시게 하는 두릅, 무기력함에 좋은 냉이, 면역력을 높여주는 쑥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