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예고 됐을 때만 잠 자면서 머리 굴린다

테스트 일정 알아야 기억력 높아지는 효과

밤에 잠을 푹 자면 뇌에 입력된 정보가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옮겨가면서

낮 시간의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이 아무 때나 일어나지 않고

시험 일정이 머릿 속에 박혀 있을 때만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뤼베크 대학의 장 본 박사 등 연구진은 기억력에 대한 실험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여자에게 40 쌍의 단어를 외우거나 집중력을 높이는 게임을 하도록

했다.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만 “10시간 후에 시험을 본다”고 말해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연구결과 테스트 일정을 미리 들은 사람에게만 잠이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예고 없이 시험을 본 사람은 전날 깊은 잠을 잤더라도 같은 효과가 없었다.

본 박사는 “이 연구는 잠이 어떻게 기억력과 관련되는지 보여준다”며 “뇌가

받아들인 정보가 시험에 쓰일 것이라는 예고가 있을 때만 잠자면서 기억이 잘 각인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시험예고를 받은 그룹이 잠 잘 때 어떤 뇌 활동을 보이는지 장시간뇌파기록장치(EEG)로

관찰했다. 시험예고를 받은 그룹은 시험을 예상하지 못한 그룹보다 뇌 파동이 느렸고

깊은 잠을 더 오래 잤다.

연구진은 “시험을 예고 받은 그룹은 자면서도 머리를 더 굴렸고, 해마로부터

도착한 기억을 저장하는 한편 원래 있던 지식과 통합시켜 기억 나기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본 박사는 “시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거나 미래에 그 정보가 필요한 것을 확실히

인식할 때에만 밤에 잘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무조건 여덟 시간 푹 잔다고

돌발 시험을 잘 보리라는 기대는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이 13일 보도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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