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목격도 시간 지나면 정확성 감소
정보 잘못됐어도 그대로라고 받아들여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생생하게 목격했더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목격 증언이
사실과 거리가 멀거나 완전히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 제이슨 찬 박사와 모세 랭글리 박사 팀은 실제 사건이
발생한 현장의 진실과 목격자의 증언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를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즉, 어떤 사건 현장에서 생생하게 목격하고 경찰에
진술을 한 사람도 정식 재판정에서 증언할 때에는 그 사이에 실제와 다른 정보가
입력되면 현장의 진실과 다른 기억을 믿게 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78명의 아이오와주립대학 학생들에게 43분짜리 미국
드라마 견본프로그램을 보여줬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프로그램이
끝나자 마자 내용에 대해 테스트 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컴퓨터 테트리스 게임을
하게 했다. 그리고 나서 학생 모두 이 프로그램 내용과 일부 다른 정보를 담은 8분짜리
요약드라마를 듣도록 했다.
일주일 후에는 모두 다시 모여 처음 본 견본프로그램에 관한 테스트를 했다. 학생들
중 절반은 견본프로그램에 관한 기억테스트를 두 번 한 셈이다.
그 결과 견본 프로그램 직후에 테스트를 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내용을 정확히
기억했지만 8분짜리 요약본을 듣고 테스트한 학생들은 모두 정확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60명의 학생들에게 견본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절반은 직후
기억테스트를 하고 절반은 테트리스 게임을 시켰다. 이번에는 전체 학생에 견본프로그램
상영 일주일 후에야 내용이 잘못된 요약본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기억테스트를 했다.
이번에도 두 번 테스트 받은 학생은 절반이었다.
그 결과 견본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요약본을 들은 학생들을 테스트했던 첫 번째
실험보다 견본 프로그램 뒤 일주일이 지난 후에 요약본을 들은 두 번째 실험에서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견본프로그램내용을 더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찬 박사는 “사람의 기억은 원래 현장에서 목격한 정보를 돌이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 습득을 더 쉽게 하는 작용도 있다”며 “새롭게 입력된 것이 잘못된
정보라 해도 사람들은 그 잘못된 정보를 기억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찬 박사는 “예를 들어 실제 은행강도를 목격한 사람도 나중에 영화 속에서 강도가
은행을 터는 모습을 보면 영화 속의 모습이 실제 현장의 진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실험심리학(Experimental Psychology)’ 저널에 게재됐으며 미국
온라인 의학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이 1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