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허벅지'가 3관왕의 숨은 공신
순간적인 힘과 속도를 내는 데 기여
6일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팀추월 경기에서 이승훈(23,한국체대) 선수가 리더로
선전한
한국팀이 일본에 0.04초 뒤져 간발의 차로 2위에 머물렀지만 이승훈 선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게 된 비결은 튼튼한 허벅지에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상체와 하체가 고르게 발달될 때 가장 유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순간적인 힘과 속도를 내는 허벅지 근력이다.
허벅지 근육이 잘 발달하면 지구력 뿐 아니라 추진력과 스피드 또한 좋아지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무게의 바벨을 드는 등 하체
강화훈련을 하며 허벅지 근육을 관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자세를 최대한 낮춰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자연히 허벅지가 두꺼워지기도 한다.
무조건 두꺼운 허벅지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허벅지가 지나치게 두꺼우면 스피드에
방해가 되므로 선수의 신장이나 종목에 따른 적절한 수준이 있다. 장거리 선수는
상대적으로 허벅지가 가는 편. 이승훈의 허벅지는 21인치(53cm)로 여자 단거리 선수인
이상화보다도 1~2인치 가량 가늘다. 장거리 선수는 오랜 경기시간 동안 지구력과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므로 무조건 근육을 키우기보다는 속근(FT, Fast
Tissue)과 지근(ST, Slow Tissue)을 고루 단련해야 하기 때문.
허벅지는 몸의 기둥이자 에너지 창고라고 불리며 지방과 당분의 대사에도 영향을
준다. 강한 허벅지 근력에서 오는 높은 체력과 운동능력은 이승훈의 금메달에만 큰
몫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허벅지 근육은 사람이 서고 걷는 힘을
지탱하고 허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따라서 허벅지가 튼튼하면 오래 서
있어도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운동을 해서 근육이 잘 발달된
허벅지가 아닌 지방으로 두꺼워진 허벅지는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덧붙였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마이클 얀센 연구팀은 허벅지에 지방과 근력이 집중되면
튼튼한 하체가 상체를 보호해 심장병 등 잠재적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미국 아이오와 대학의 닐 시걸 교수팀은 여성의 허벅지 근육이 튼튼하면
무릎 골관절염에서 오는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훨씬 적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