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갑작스런 비만의 원인?
박용우의 리셋다이어트
직장인 김성은 씨(가명, 여, 28세)는 그동안 잘 유지하던 체중이 한두 달 사이에
갑자기 5kg 이상 늘었습니다. 특별히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었고 주변 환경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체중이 는 이유를 알고 싶어 병원에 왔습니다.
김 씨는 한 달 넘게 먹고 있는 항생제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김 씨는 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고, 축농증(만성부비동염)이 심해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항생제를 한 달 넘게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변화를 꼽는다면 수술과 항생제
였습니다.
항생제를 오래 먹으면 살이 찐다?
항생제는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약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감기만 걸려도 ‘마이신(항생제)’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항생제 오남용 국가입니다.
대장에는 유익한 박테리아와 유해한 박테리아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유익한 박테리아는
음식을 소화하거나 감염을 막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항생제를 오래 복용하면
유익한 박테리아까지 죽이게 됩니다.
장내 유익균의 숫자가 줄고 유해균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비만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이미 보고됐습니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 비율은 85 대 15 정도가
이상적입니다. 갑자기 비만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비율이 깨져 있습니다.
위궤양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 박터 파일로리 균을 항생제로 제거했더니 그렐린
분비량이 증가하고 곧바로 체중이 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렐린은 위장에서
분비되는 배고픔 신호 호르몬입니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직접 항생제를 먹지 않더라도 항생제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햄버거에 들어있는 고기에도, 양식 연어로 만든 연어샐러드에도 항생제가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항생제의 50%가 동물에게 투여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우리에 가두고 옥수수 사료와 함께 항생제를 쏟아 부어 키운 소보다는 방목해 풀을
뜯어먹고 자란 쇠고기를 먹어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연산 연어가 건강한
줄 알지만 양식 연어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항생제 뿐 아니라 각종 유해화학물질을 멀리 해야 비만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독소들(대기오염, 중금속, 농약, 각종 화학물질)에 속절없이
노출돼 있습니다. 이들 물질은 숨을 쉬면 호흡기를 통해, 음식이나 음료를 먹으면
입을 통해, 화장품이나 연고를 바르면 피부를 통해 몸속에 들어옵니다. 이것들이
조절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몸은 쉽게 살찌는 체질로 바뀔 수 있습니다.
유해화학물질을 멀리 하는 방법?
1. 가급적 유기농식품을 찾아 먹습니다.
2. 설탕과 하얀 밀가루 음식은 장내 유해균 증식에 도움이 되므로 피합니다.
3. 유산균과 식이섬유를 매일 챙겨 먹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유기농채소나
통곡류가 좋습니다.
4. 영양제를 먹습니다. 종합영양제에다 오메가-3지방산, 비타민C, 코엔자임Q10
등을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