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카바수술 안전성-윤리-진실 모두 “글쎄요”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에 송명근 교수 반발

SBS TV가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CARVAR,

카바)’ 수술이 기존의 수술에 비해 안전성에 취약하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크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다.  

SBS 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18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CARVAR, 카바)’ 수술에 대한

의혹을 집중 조명하면서 △이 수술이 기존 수술에 비해 염증 발생 가능성이 높고

△송 교수 측이 카바 수술 기구 지분을 갖고 있어 윤리적 문제가 있으며 △송 교수가

계속 말을 바꿔가며 수술의 안전성을 주장했지만 송 교수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팀은 또 이 수술의 부작용을 학회와 보건당국에 보고했다가

해임된 같은 병원의 유규형 한성우 교수의 논문과 관련, 송 교수 측에서 두 교수의

논문에서 유령 환자라고 주장한 ‘5번째 환자’의 존재를 밝혀 송 교수 측 주장을

약화시켰다.

카바 수술의 부작용과 관련, 취재진은 이 수술이 근원적으로 염증에 취약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2008년 11월 대한흉부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송명근 교수는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감염성 심내막염 부작용을 막기 위해 수술 기구를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에 담갔다가 썼더니 부작용이 현격하게 줄었다고 밝혔다. 반코마이신은

슈퍼박테리아 치료에 쓰이는 강력 항생제로 한 때는 항생제의 마지막 보루라고도

불렸다. 강력한 항생제를 쓸수록 내성 위험이 커져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송 교수는 지금은 카바 수술에 사용되는 기구뿐만 아니라 수술 시 사용하는

인조혈관 등을 모두 담갔다가 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심장 전문가들은 “심내막염 등을 수술할 때 링 등을 항생제 용액에 담갔다가

쓰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위”라며 “초기에 부작용이 많이 생겼으면 사람에게 계속

적용할지 여부를 심각하게 다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SBS 보도로 송 교수 측에서 그동안 주장한 유령 환자 논란도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유규형 한성우 교수는 2008년 10월 카바 수술을 받은 환자

5명에서 나타난 부작용 9건을 유럽흉부외과학회 학술지에 사례보고 논문으로 제출했고

이 논문은 2009년 6월호에 게재됐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환자 5명 가운데 5번 환자는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환자라며 논문 자체가 허위,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추적 결과 송 교수가 유령 환자라고 주장했던 64세 남성 환자는

다른 대학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관상동맥

협착과 대동맥판 역류가 발생해 송 교수에게 수술 받은 지 6개월 만에 관상동맥우회수술과

대동맥 판막치환수술을 받았다. 이 환자는 카바수술 후 통증으로 서울아산병원을

다시 찾아갔지만 송 교수는 호흡기내과에 가보라면 돌려보냈고, 이후 2개월 만에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카바를 기계판막으로 바꾸는 수술을 받았던 것.

당시 이 남성의 수술을 맡았던 서울대 의대 김준성 교수는 “수술 기구인 링 때문에

유착이 더 심해 수술하면서 애를 먹었다”며 “이 환자가 유규형 한성우 교수 논문의

5번째 환자일 수 있다”고 확인했다. 수술 진행과정, 상태, 나이 등이 모두 같다는

것.

취재진은 또 송명근 교수 부부가 송 교수가 시술하는 기구를 생산하는 ‘사이언시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윤리적으로 판단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자의

‘이해상충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 송 교수는 지난해까지 30%의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였으며 현재도 그의 부인이 상근 감사직과 함께 14%가 넘는 주식을 갖고 있다.

국내외 유수의 대학에서는 연구자가 일정 금액 또는 지분 이상의 주식을 지니고 있으면

그 회사와 연계된 연구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김옥주 교수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해와 관련된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은 △연구의 온전성이 해쳐져 상업적 이익을 위해 연구가 왜곡될 수 있고 △피험자의

안전에 위협받을 수 있으며 △대중의 불신이 쌓이게 돼 과학연구 전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료윤리학회 박재현 이사(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는 “중요한 것은 환자와

시험 대상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이 기술 때문에 얼마나 큰 경제적 이익이 생기고 우리나라가

이런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고 하는 문제는 나중에 생각할 부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이에 더해 송명근 교수가 최근까지 “카바 수술을 받은 뒤 사망한 환자가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증거가 나올 때마다 말을 여러 차례 바꾸면서 최종에는

15명 사망했다고 한 점 등을 제시하며 진실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방송은 “보건복지부가 카바수술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적인 결론을 기대한다”면서 “"추후 비슷한 일이 생기면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매듭지었다.

한편, 이에대해 송명근 교수는 19일 오전 4시 ‘그것이 알고싶다’ 시청자 게시판에

“제작진에게 120여장의 파워포인트 자료로 정리해서 보여줬음에도 대부분의 내용이

편집돼 잘려나가는 편파방송을 했다”며 “PD와 편파방송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는 글을 남겼다. 송 교수는 이 글을 통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지적한 △사망률 논란 △유령 환자 논란 △마르판증후군 환자에 대한 의혹 △사이언씨티

운영에 개입하게 된 동기에 대해 반박하며 “제작진이 이미 신뢰를 잃은 보건연 관련자들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2주일 가까이 열심히 그들에게 협조한 것에 회의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 전부터 SBS의 게시판에는 송 교수를 지지하는 글들이 무더기로 올라갔다.

그러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SBS의 보도가 심층적이고 객관적” “어려운

내용을 대중이 알게 설명하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왜 이 수술을 계속 해야

하는지 의문” 등 SBS의 보도에 박수를 보내는 의견이 많았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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