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생, 매일 2시간씩 잠 부족하다

잠 늘 부족하면 성적 떨어지고 성장도 악 영향

잠을 줄이고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것으로 믿고 우리 고등학생들이 꼭 자야 할

시간보다 하루 평균 2시간씩 적게 자지만 성적은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통계청에서 내놓은 ‘생활시간조사’를 바탕으로 만 10~24세 청소년

4628명의 연령별 잠자는 시간을 재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 청소년은 주중에 하루

평균 7시간 32분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정 수면시간인 8시간 30분보다

1시간 적은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 스웨덴, 핀란드 청소년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30분 정도로 적정시간이었다.

특히 우리 고등학생은 주중에 하루 평균 6시간 31분밖에 자지 않아 적정 수면시간보다

2시간씩 덜 자는 등 심각하게 잠이 부족했다. 고등학생의 96.4%는 매일 잠이 부족한

상태로 보내고 있다. 심지어 77% 가량은 수면부족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20%

가량은 낮에 병적으로 졸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조사(PISA)'에 따르면 하루 평균 4시간22분씩

공부하는 핀란드 학생보다 8시간55분씩 공부하는 한국 학생이 공부시간이 두 배 이상

길지만 성적은 비슷했다.

한편 청소년들이 잠이 부족하면 감정 통제에 어려움이 있고 심하면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우울증은 자살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이 대학출신

과거 남학생 1천53명의 의료기록을 30년 이상 검토한 결과 잠이 습관적으로 부족하면

우울증이 2배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또 잠이 부족하면 학교에서 짜증을 내거나 졸면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등

학교생활이 불성실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성적도 낮아진다. 억지로 깨 있기 위해

카페인과 니코틴 등을 흡입하는 청소년도 있지만 신체조직이 손상되고 발육이 늦어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졸음을 참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기보다 피로가 풀릴 만큼 충분히

깊게 자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성부 백희영 장관은 “다른 나라에서는 왕성하게 일하는 40대 초반에 가장 적게

자지만 우리나라는 청소년이 가장 적게 잔다”면서 “정부는 청소년이 충분히 잘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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