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국내 처음이라 병원 위생 비상
“일상에서 감염, 전파 가능성 희박”
대부분의 항생제를 투여해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세균) 감염 환자가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발견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도권의 한 의료기관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 2명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NDM-1(뉴델리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1)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
병원에서 추가로 2건의 의심사례를 발견해 최종 확인검사를 진행중이다.
CRE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으로 NDM-1은 일부 CRE가
생성하는 효소이다.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을 치료하는 데 가장
강력한 항생제로 꼽힌다. NDM-1 CRE에 감염되면 티게사이클린, 콜리스틴 등 치료를
시도할 항생제는 둘만 남는다.
이번에 NDM-1 CRE에 감염된 것이 확인된 환자는 모두 해외여행 경험 없이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 장기간 입원중이었다. 50대 남성 환자는 간질성 폐질환을 오래 앓고
있어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다. 또 70대 여성 환자는 당뇨병과
화농성척추염으로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복지부는 “NDM-1 CRE은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거나 면역체계가 저하된
중증 환자에게 감염이 일어나지만 다행히 감염이 돼도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항생제가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거나 전파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반인들은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슈퍼 박테리아가 지난 10월 인도를 시작으로 파키스탄 호주 캐나다 등에서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세균의 위험을 경고했다. 일본에서 사망환자 까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0월 NDM-1 CRE를 법정전염병으로 긴급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1월부터 NDM-1 CRE 감염여부 파악을 위해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표본감시체계를 가동해왔다. 또 중환자실, 응급실, 투석실의 의료관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을 제정 보급하고, 다제내성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