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공 열쇠는 ‘단백질’이 쥐고 있다
박용우의 리셋다이어트
제가 단백질 섭취를 꼭 집어 강조한 <신인류 다이어트>를 칼럼 형식으로
한 일간지에 연재한 것이 2005년이었습니다. 2006년 <신인류 다이어트>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을 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세트포인트, 렙틴 호르몬
등 사람들에게 낯선 단어들을 소개한 것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칼로리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과 ‘단백질섭취량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일부에서는 <신인류 다이어트>에서 주장한 이른바 ‘PRO다이어트’가 기존의
앳킨스다이어트(일명 황제다이어트)나 존(Zone)다이어트를 짜깁기한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비율이 65%:15%:20%로
아주 이상적인데 이 황금비율을 깨뜨리라는 얘기냐”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 분야에서 그동안 탄수화물과 지방에 비해 소외(?)되었던 단백질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사실 앳킨스다이어트는 단백질을 강조하는
다이어트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다이어트
방법입니다. 존다이어트 역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40%:30%:30%로 맞추어
몸속 호르몬(인슐린, 글루카곤, 아이코사노이드)이 제대로 작동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다이어트 방법입니다. 다른 다이어트 방법에 비해 단백질 섭취권장량이 조금 높지만
단백질을 특별히 강조하는 다이어트는 아닙니다.
비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70년대 미국은 비만인구가 크게 늘어난 원인이 지방섭취량이 많아서라고 보았고
주민들에게 지방섭취량을 줄이도록 권했습니다. 그 결과 총지방섭취량은 줄었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급기야 비만인구는 두 배 이상 더 늘었습니다.
단백질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는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량 변화에 비해
변화 폭이 무시할 정도로 작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논문이 하나 있습니다. 호주 국립대학교 펠튼 교수팀이 볼리비아에 사는
야생원숭이 15마리를 9개월 동안 추적관찰하면서 이들이 섭취한 음식들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계절에 따라, 섭취 가능한 음식종류에 따라 섭취 에너지량은 그때그때 달랐지만
변화가 거의 없었던 것이 바로 ‘단백질 섭취량’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숭이들은
자기 몸에서 필요로 하는 단백질량이 충족될 때까지 음식을 먹었다는 얘기입니다.
단백질이 비교적 풍부한 새순 같은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계절에는 다른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지만 단백질 함량이 낮은 과일로 배를 채워야 할 때에는 단백질 양이
찰 때까지 먹어댔습니다.
탄수화물과 지방을 많이 먹어서 비만해진 것이 아니라 ‘단백질 밀도’가 낮은
음식을 먹게 되니 몸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얻을 때까지 자연히 탄수화물과
지방섭취가 늘어나서 비만해졌다는 주장에 무게가 두는 연구결과입니다.
영양학자들은 하루 단백질섭취 권장량을 자기체중(kg) 당 0.8g 으로
얘기합니다. 체중 60kg인 사람은 하루 48g 을 섭취하란 의미입니다.
저는 ‘건강체중(kg)' 당 1~1.2g을 주장합니다. 체중감량을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한다면 1.2~1.5g을 섭취해야 합니다. 단백질섭취량이 늘어날수록
탄수화물과 지방섭취량이 줄어들어 체중감량에 유리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은 단백질을 하루 60~70g 섭취해야 합니다. 만약 건강체중이 55kg이라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면 단백질을 65~80g 로 더 늘려서 섭취해야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박용우가 주장하는 다이어트 방법입니다.
여기에 탄수화물은 당지수(GI)가 낮은 ‘진짜’ 탄수화물로, 그리고
지방은 건강에 ‘유익한’ 지방(불포화지방산)으로 섭취하면 됩니다. <신인류다이어트>
책에서 ‘PRO다이어트’라고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PRO는 단백질(protein)의 앞부분을
의미하기도 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동양식(protein-rich Oriental)’을 뜻하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콩과 두부를 즐겨 먹었고 생선과 해산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매
끼니 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조금만 쓰면 쉽게 하루 필요량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기를
주로 먹는 서양인 식단에 비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지요.
<신인류 다이어트> 책 내용이 다소 어렵다는 독자들이 있어
내용을 조금 보완해서 <원시인처럼 먹고 움직여라>라는 제목으로 책을 다시
냈더니 ‘구석기 다이어트’ 혹은 ‘원시인 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사람들
입에 회자되더군요.
신인류다이어트=PRO다이어트=구석기다이어트=원시인다이어트=박용우다이어트
모두 같은 다이어트 방법이니 헷갈리지 마시길! 그리고 앳킨스다이어트,
존다이어트, 사우스비치다이어트, 저인슐린다이어트(혹은 GI다이어트), 스즈끼다이어트,
바나나다이어트 등 외국산 다이어트들이 판치는 다이어트 분야에 토종 다이어트 방법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십시오. <박용우 다이어트>를 많이 키워주시기 바랍니다^^
PRO다이어트 식단을 예로 들어보면,
▽아침
하이푸로틴 바나나쉐이크: 무지방우유 + 단백보충용 분말 2스푼
+ 바나나 1개
바쁜 아침시간에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무지방우유(구하기
힘들면 저지방우유도 OK!) 300cc에 단백보충용 분말(탄수화물 함량이 10% 미만인
제품) 2스푼(단백질 20g 분량)을 넣고 바나나 한 개를 썰어 넣은 다음 믹서기로 돌린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만감도 주는 훌륭한 아침식사다.
▽점심
가능하다면 한식을 택한다. 떡볶이 같은 분식이나 빵, 라면 파스타
자장면 같은 면 종류는 피한다. 밥은 반을 덜어놓고 반공기만 먹는다. 담백한 채소와
단백질 반찬으로 배를 채운다.
밖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비빔밥, 회덮밥, 생선구이, 순두부,
해물탕, 복국 등을 선택한다.
▽간식
점심과 저녁 사이 오후 4시 쯤 삶은 계란 두 개와 호두 한 줌 정도를
먹는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단백질과 오메가-3지방산 보충을 위해서다. 호두는 가미하지
않은 것을 골라 작은 비닐주머니에 한 줌 정도 분량을 넣어 가지고 다닌다. 호두
대신 아마씨 가루를 두 스푼 먹어도 좋다. 음식을 챙겨먹기 귀찮으면 단백질보충제를
대신 섭취해도 좋다.
▽저녁
저녁에는 밥 면 빵 같은 당질 음식을 가급적 입에 대지 않는다.
한식을 먹을 경우 밥은 3분의1 공기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고기집이나 횟집에 가서도
채소류와 고기, 회만 먹고 이후 나오는 공기밥, 냉면, 알밥 등을 먹지 않으면 된다.
연어샐러드, 닭가슴살 샐러드 등도 채소와 단백질의 훌륭한 궁합이다. 한식을 먹게
되면 양념을 가미하지 않은 두부를 밥처럼 생각하고 다른 반찬들과 함께 먹는다.
단백질 식품(순수 단백질 8~10g 정도에 해당하는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