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식습관, 아기 성장후 입맛 결정한다
엄마 먹은 음식 따라 태아 뇌 체계 변화
임신부가 먹는 음식은 태아의 뇌에 실제로 변화를 일으켜 태어나는 아기가 장래
먹고 마시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의대 연구진은 임신 중이거나 젖을 먹이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맛이 순해 위나 장을 자극하지 않는 무자극식 음식을,
다른 그룹에는 맛과 향이 풍부한 음식을 먹였다.
새끼를 출산한 후 이유 시기에 관찰한 결과 맛과 향이 풍부한 음식을 먹은 어미가
낳은 새끼는 무자극식을 먹은 어미가 낳은 새끼 보다 미각을 발달시키는 뇌 부분(사구체,
絲球體)이 더 컸으며 엄마가 먹었던 음식과 같은 맛이나 향을 더 좋아했다. 무자극식을
먹은 쥐의 새끼는 맛과 향을 구별하고 좋아하는 것에서 별다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엄마쥐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양수의 냄새가 달라지고 이 냄새가 태아의
뇌 시스템 발달에 영향을 줘 뇌에서 후각을 처리하는 부분이 두드러지게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아기쥐의 후각은 물론 아기쥐가 선호하는 맛도 변화시켰다.
콜로라도대 의대에서 초빙연구원으로 이 연구에 참여했던 조세핀 토드랭크 박사는
“이 연구결과로 임신이나 수유기에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음주를 삼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엄마가 어떤 음식을 먹어
자신을 낳았다면 그건 아마도 안전한 음식일 것이라고 아기는 생각한다”며 “특히
태아는 엄마의 자궁 속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다 좋은 것이라고 간주하므로 엄마가
안전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임신부가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태어난 아기도 성장해 그런 음식을 좋아하게 될 것이고 엄마가
몸에 해로운 음식을 먹는다면 아기도 자라 해로운 음식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다.
콜로라도대 의대의 레스트레포 박사는 “현 사회를 괴롭히는 많은 질병이 특정
종류의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피해서 생기는 것”이라며 “어떤 음식을 선택하고
섭취할지 결정하는 초기 요인을 파악하면 아기는 물론 어린이, 어른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는 식습관 설계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비록 이번에는 쥐를 이용해 실험했지만 쥐는 사람과 같은 포유류로 비슷한
성장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 실험을 사람에게 적용해도 같은 결론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신중 엄마의 식습관이 아기에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알아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문제는 현재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1일 발행된 생물학 유명학술지인 ‘영국 왕립 학술원 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