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에겐 독주보다 맥주가 더 독약

음주와 비만의 관계를 다양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살펴본 결과 술을 많이 마시면

체중은 늘지 않지만 뱃살은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술도 마시면서 몸짱이 될 수는 없을까?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짱’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에게 술자리는 견디기 힘든

유혹입니다. 술을 아예 마시지 않을 수는 없고 술을 마시면 어렵게 만든 근육을 잃어버릴

것 같으니까요. 저도 ‘운동할 때 술은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은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알코올은 소장에서 아미노산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합니다. 술이 단백질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이

잉여 칼로리로 몸에 들어오는 경우에는 질소균형이 유지되지만 탄수화물 대신 알코올로

일정 칼로리를 유지할 경우에는 질소균형이 마이너스로 된다”고 합니다.

쉽게 표현하면 몸에서 필요한 칼로리가 충분한 상태에서 술이 더해지면 근육 손실은

생기지 않지만 탄수화물이 필요한데 대신 알코올로 그만큼의 에너지를 얻게 되면

칼로리 섭취가 동일하더라도 근육단백질이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면 간에서 단백질을 내보내는 기능도 뚝 떨어집니다. 살찔까봐

음식을 일부러 줄이면서 술을 계속 마시면 근육량은 점차 줄어들고 뱃살이 나오게

됩니다.

‘직업적으로 마시는 여성은 배 나올까봐 양주만 마신다’는 건 옳은 얘기일까요?

‘적당량’ 음주의 경우에는 양주보다 맥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하루 알코올 70g 이상(양주 5잔 이상, 맥주 7잔 이상)으로 과다하게 마시는

경우는 어떨까요?

술은 물과 에탄올이 주성분입니다. 여기에 약간의 탄수화물이 들어있는데 위스키

꼬냑 보드카에는 0g, 포도주에는 2~10g, 맥주에는 30g, 포트와인의 경우는 120g 까지

들어있습니다. 맥주를 8잔(2000cc) 마시면 탄수화물 60g, 그러니까 밥 한 공기에

가까운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는 셈이 됩니다. 음식을 적게 먹고 술을 마셔도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양주보다는 맥주가 술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물론

양주에 비해 근육손실은 상대적으로 조금 적겠죠?^^).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 ‘과다 음주자는

같은 양의 알코올을 먹어도 위스키보다는 맥주나 와인이 체중증가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나오는 이유에 대해 연구자들은 특별한 언급이 없습니다. 저는 맥주나 와인에

들어있는 탄수화물 함량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어떤 안주를 먹어야 술 배가 덜나올까?

또 하나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술을 마실 경우 칼로리가 같더라도 곁들여

먹는 음식의 지방량이 많을수록 간에 지방축적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특히 아래

그래프에 보이는 것처럼 지방이 총섭취에너지의 35%를 넘으면 간 내 지방축적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소주에 삼겹살이 결코 좋은 궁합이 아니란 얘기죠.

주당에겐 독주보다 맥주가 더 독약

리셋다이어트 박용우의 권고

음주량이 과다하면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적당량’의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는 견해가 많지만 건강을 위해 술을 안마시던

사람이 일부러 술을 ‘적당량’ 마시겠다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평소 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당량’으로 술을 줄여야 하는데 우리 술 문화에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직업적으로 술마시는 여성이 살찔까봐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이면서 맥주 대신

양주를 마신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자기들의 경험에서 터득한 비법(?)일지 모르나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중에 몸매가 망가지는 무서운 결과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득이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근육이 빠지지 않도록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게 제대로 된 식사도 해야 합니다. 물론

잉여에너지는 운동으로 소모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운동을 많이만 할 수 있다면 술을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요? 제 환자

중에 참치횟집을 운영하는 50대 중반의 사장님이 있습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시고

매일 단골손님들이 권하는 술을 도저히 피할 수 없다고(제 생각에는 핑계 같지만^^)

항변합니다. 평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2시간씩 운동을 꾸준히 하십니다. 이분의

몸을 보면 가슴도 나와 있고 팔도 젊은이 못지않게 굵습니다. 그런데 배는 왕(王)자가

보이지 않고 불룩 나와 있습니다.  아무리 운동 해도 술을 줄이지 않으면 식스팩을

만들기 힘들다는 사실을 이분을 통해 확실히 각인했습니다.  

지금 저는 ‘음주 안식월’(http://blog.naver.com/pro_diet/80079213395)을 선언하고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애주가인 제가 이렇게 잠깐 술을 끊은

이유는 ‘평생 술을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평소 ‘술을 계속 마시고 싶어서 술

이외에 몸에 해로운 것은 일절 먹지 않는다’며 저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신경 써도 조금씩 나오는 뱃살을 술 마시면서 막으려 하니 한계가

있습니다. 술을 참고 지내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까워 지금 열심히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고 있습니다.  

‘적당량’ 마시는 건 술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애주가들이여!

저처럼 한두 달 ‘음주 안식월’을 가져보자는 것이 무리한 권고처럼 들리나요?^^

    코메디닷컴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