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후 풀어져 입에 댄 술, 사고 부른다

술에 낯선 수험생, 어느 정도가 폭음인지 몰라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갑자기 풀어진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술을 입에 대는

경우가 많다. 의사들은 수험생들이 술이 낯설고 주량을 모르는 상태라 갑자기 술을

들이키게 되면  각종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수능시험 직후 먹는 술은 일반적으로 마시는 술보다 사고 위험이 높다. 경찰청은

수능시험 당일인 18일 저녁 청소년 운집지역과 유해환경 밀집지역 등에서 자치단체와

교육청, 청소년 단체 등과 함께 합동 캠페인을 벌인다.

12월 20일부터 2011년 1월 18일까지 40일 동안은 ‘유해환경 단속 및 청소년 선도

보호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에는 “유흥비 마련을 위한 강절도 및 성매매

등 청소년 범죄행위와 청소년 유해업소에서의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게 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가천의대길병원 정신과 김석주 교수는 “수능이라는 큰 목표의식이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뒤 찾아오는 공허함과 점수에 대한 불안감으로 술을 찾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결코 좋은 선택도,

도피처도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수험생들은 술을 접한 경험이 거의 없어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정성필 교수는 “술 자체로도 문제가 있지만 풀어진 마음에 술을 먹고

사소한 시비 끝에 신체 일부분이 크게 훼손되는 사고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주량을 가늠하지 못해 술을 먹고 토하는 경우도 많다. 감당하지 못하고

토하다 식도를 다칠 수도 있다. 또 술에 취한 뒤 쓰러져 자다가 구토를 하면 기도가

막혀 폐렴에 걸릴 수도 있다.

정성필 교수는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간 기능에 무리가 되기도 하고 벌써 춥기

때문에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이 들면 저체온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김석주 교수도 “시험 때문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술이라는 촉매제를 통해 분노나

폭력적인 행동으로 옮아갈 수 있다”며 “수능에 너무 큰 의미를 걸면 걸수록 박탈감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수험생들의 음주는 절대 안될 일이지만 술을 입에 대더라도 절제

또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마시되 속이 든든한

안주와 함께 술을 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성필 교수는 “취하더라도 자기를 집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일반적으로 1인당 소주 1병을 넘지 않는 것이 사고를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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