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러’ 아기, 서울대병원서 새 삶 얻어

서울대 김석화 교수, 안면기형 고난도 수술

트리처콜린스 신드롬(Treacher Collins syndrome)이라는 희귀 질환 때문에 숨도

잘 못 쉬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러시아의 빅터 보르트코프 (Viktor Bortkov, 남,

생후 10개월)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아 무사히 집에 돌아가게

되었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태어난 보르트코프는 태어날 때부터 트리처콜린스 신드롬이었다.

이 병은 광대뼈, 위턱뼈, 아래턱뼈 기형으로 새나 물고기 모양의 얼굴을 갖게 되고

심하면 호흡곤란을 겪는 선천성 안면기형 질환이다. 보르트코프는 생후 숨쉬기도

힘들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 러시아 의사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진단을 했다.

보르트코프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러시아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인터넷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의료선진국에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알렸다. 마침내 서울대학교병원이

이 메시지를 접하고 수술이 가능함을 전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성형외과 김석화 교수팀은 올해 8월 23일 보르트코프와 가족을

만나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병원 측은 김교수의 바쁜 진료일정을 조정, 보르트코프가

때를 놓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김교수팀은 보르트코프의 하악골 신장술(Bilateral mandibular distraction osteogenesis,

아래턱뼈를 잘라서 점진적으로 턱뼈를 늘려서 앞으로 빼내는 수술)을 했다. 수술

후 보르트코프는 호흡곤란 증세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 그는 턱을 고정하는 장치를

달고 일단 러시아로 돌아갔었다.

이러한 사연이 러시아 방송에 소개되자 사할린 정부는 이후 보르트코프의 치료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턱 고정 장치를 빼기 위해 지난 달 25일 다시 서울대병원을

찾은 보르트코프는 11월 3일 장치제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 중에 있으며 곧

퇴원한다.

김석화 교수는 “이 병은 1만 명 중에 1명 꼴로 나타나는 희귀 질환 중 하나로

수술도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보르트코프의 보호자들은 한국의 의료기술과

치료 성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으며 아기도 앞으로 건강하게 살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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