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플라스틱 용기 많이 쓰면 정자 수 감소?
일부 중국인 대상 실험, 일반화 어렵다 지적도
플라스틱 용기, 아기 젖병, CD 케이스, 음료수 병 등을 만드는데 첨가하는 비스페놀A(BPA)가
남성들의 정자 수를 줄이는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플라스틱 용기에 비스페놀A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주방생활용품진흥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플라스틱
용품 가운데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제품에만 비스페놀A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형 건강보험회사인 카이저사 조사팀의 데쿤 리 박사는
5년 동안 218명의 중국 노동자 소변과 정액 샘플을 채취해 비스페놀A 성분과 정자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변 속 비스페놀A 수치가 높을수록 정액의 양과 정자
수가 적었다. 정자의 활동성도 낮았다.
특히 비스페놀A 수치가 낮은 3분의 1 남성보다 비스페놀 수치가 높은 3분의 1의
남성들이 정자 수 감소나 활동성이 낮을 확률이 3~4배 높았다. 조사 대상자들의 흡연,
음주, 만성질환, 다른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등의 요인을 감안해도 이들의 정자 생산력은
비스페놀A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 박사는 “이미 쥐 동물실험을 통해 비스페놀A가 수컷의 생산력을 낮춘다는
사실은 나왔지만 인간 남자에게도 해로움을 끼친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이미 사용 금지했거나 독성 물질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화학품이사회 스티븐 핸트지스 이사는 “이번 조사 대상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 연구결과를 현 단계에서 일반화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핸트지스 이사는 “실험 대상인 중국 노동자는 일반인보다 엄청나게 높은 비스페놀A에
노출되어 있었다”며 “최근 유럽 식품안전청을 비롯한 전 세계 연구에 따르면 적은
양의 비스페놀A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임신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 저널에 소개되었으며
미국건강웹진 헬스데이와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