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않았던 ‘시험관 아기 아버지’의 길

과학계 반겼으나 종교계는 비판도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시험관 아기의 아버지(The Father of the

Test Tube Baby)’ 영국의 로버트 에드워즈 전 캠브리지 대학교수(85)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978년 첫 번 째 시험관 아기 탄생의 길을 터주기까지 그는 평생 교회와 정부의

극심한 반발에 시달려야 했다. 심적 고통과 건강 악화를 호소하던 에드워즈박사는

현재 캠브리지대를 떠나 여생을 보내고 있다. 측근에 따르면 그는 인터뷰를 할 수

없을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

시험관아기가 태어나자 과학계에서는 대체로 세계 수백만 불임부부에게 희망을

안겨준 쾌거라고 반겼지만 종교계는 자연의 섭리와 신의 뜻을 거슬렀다고 비판했다.

에드워즈박사의 청년 시절은 동물들의 난자 연구로 점철됐다. 에드워즈박사는

웨일스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했고 에딘버러 대학교 동물유전자연구소에서 근무했다.

1950년대부터 체외수정을 연구했고 1968년 실험실에서 사람난자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에든버러대학에서 동물 유전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쥐 복제 실험으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밤에 배란하는 암쥐로부터 난자를 채취해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했다. 쥐들과 3년을 씨름한 끝에 그는 암컷 쥐가 낮 시간 대에 배란하도록 유도하는

법을 알아냈다. 그는 또 휴면기의 수정란을 암컷 쥐의 몸 밖에서 활성화하는 법을

개발했다.

에드워즈는 실제 사람의 난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산부인과 의사에게 여성의

난자 일부를 내달라고 졸라댔다. 1969년에는 사람의 체외수정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맘때쯤 사람의 난소로부터 난자를 채취해온 그의 평생의 조력자, 스텝토박사를

만났다. 스텝토박사는 1988년 세상을 떠나 이번에 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들은 난자들을 실험실에서 수정시켰다. 이 수정란을 덜 성숙한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려 노력했다. 마침내 1978년 7월 25일 첫 번 째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이

탄생했다. 아기의 아버지는 존 브라운(38)이었고 어머니 레슬리 브라운(30)은 9년째

아기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에드워즈 박사팀은 부부의 난자를 작은 시험관에서 수정시켰다. 48시간 뒤 이

수정란을 레슬리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태아는 분만 예정일을 3주일 앞두고 제왕절개를

통해 2.6㎏의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다.

당시 획기적인 의학 실험의 산물이었던 브라운은 이후 각종 백과사전과 참고서적에

이름이 실렸을 뿐 아니라,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그가 4세 되던 해 여동생 나탈리가 영국에서 40번째 시험관 아기로 태어나 화제가

되었다. 또 브라운은 잘 자라 2007년 아들을 출산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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