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할 때, 막무가내로 스킨십을 원하는 남자친구가 정말 싫은 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분위기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각각 좋아하는
성적자극이 다르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상기시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사진) 교수팀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20~39세 성인남녀
각각 10명에게 각각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비교적 노출이 적은 영상과 △노골적인
성행위와 함께 노출정도가 심한 영상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러한 성적 자극에 대한
연구대상자들의 뇌의 활동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여자는 노출이 훨씬 적고 이야기가 들어 있는 영상을 볼 때 측두엽, 변연계,
후각 고랑 등 대뇌피질의 반응이 활발했다. 측두엽과 변연계는 기억, 감정, 성욕과
식욕 등 사람의 감정과 행동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남성은 노출이 심하고 노골적 성행위를 묘사한 영상을 볼 때 대뇌피질이
더 활발하게 반응했다. 또 여성과 달리 전두엽과 후두엽 활동도 활발해졌다. 전두엽은
기억력을 관장하고 후두엽은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분석해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상태를 분석하는 기능을 한다.
윤하나 교수는 “여성과 남성의 성(性)적 자극에 대한 차이는 타고난 신체 뿐만
아니라 성장과정에서 달라지는 전통 관습과 교육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자의 성기능장애는 남자보다 발병률이 두 배 이상이지만 치료는 남자
위주로 되고 있다”며 “앞으로 여자만의 성적 특성을 고려한 성기능 장애 치료법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9월 26~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성의학회’에서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