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고(3高) 환자, 건강하고 맛있게 명절 보내기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환자 특히 조심해야

당뇨병 환자라면 ‘잡곡밥’과 ‘맛없는 식이요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고혈압

환자는 짜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몸에 지방이 과하게 쌓인 고지혈증 환자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자에게 먹을 것이 넘쳐나는 명절을 잘 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식욕은 성욕보다 더 참기 어렵다는 말이 동서고금에 통하고

있겠는가. 만성 질환이 있다고 해서 먹고 싶은 음식을 참기만 한다면 오히려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명절에 눈 앞에 어른거리는 음식은 모두 정제된 쌀로 만든 떡이나 기름기 많은

고칼로리 음식이다. 배고픔에 시달리던 옛날에는 추석같은 명절이 돼야 영양을 보충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칼로리 과잉에 시달리는 현대인과 만성질환자에게는 눈앞의

음식을 외면하고 음식을 절제하기가 너무나 힘든 과제다.

고혈압, 고혈당(당뇨병), 고지혈증 등 이른 바 ‘쓰리고(3高)’ 환자가 추석연휴를

건강하고 맛있게 보내는 방법을 알아본다.

▽ “당뇨병 환자, 과식하면 일납니다”

당뇨병 환자가 과식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고 몸속에 지방이 축적돼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반대로 너무 적게 먹어도 저혈당과 영양 불균형이 나타난다.

의사가 추천한 자기에게 맞는 일일섭취량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일일섭취량은

‘자신이 유지해야 할 표준체중에 25~30kcal을 곱한 값’ 계산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만인 경우에는 체중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 처방을 기준으로 섭취량을 정한다.

쓰리고(3高) 환자, 건강하고 맛있게 명절 보내기▽“과일

속의 단맛을 조심합니다”

추석 햇과일은 밤, 대추, 사과, 배 등이다. 햇과일을 과하게 먹으면 혈중 중성지방수치,

혈당이 증가될 수 있다. 고지혈증과 당뇨병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과일에 함유된

당질은 대부분 단순 당질이지만 식이섬유소도 들어 있다. 주스 보다는 생과일 자체로

먹는 것이 혈당조절에 더 좋다.

배는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도가 낮아 수박, 포도, 바나나 같은 당도가 높은

과일보다는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찐다. 수박 화채를 만들어 물과 함께 먹을 때에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어 단맛을 낸다.

     

▽“전은 식용유 대신 포도씨 유로 부칩니다”

최근 식용유 대신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건강에 더 좋다는 올리브유를 많이 쓴다.

그러나 엑스트라 버진이라는 최고급 올리브유는 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인

발연점이 낮다. 전이나 부침개 같은 고온 요리를 하면 단순불포화 지방산이 트랜스지방으로

바뀌어버리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리브유는 가열하지 않은 요리에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전을 부칠 때는 항산화제인 비타민E가 많고 발연점이 높은 포도씨유를 쓰는 것이

좋다. 물론 기름은 g당 9kcal의 고열량을 내기 때문에 고칼로리음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고사리나 도라지 등 나물을 무칠 때도 오메가6 (필수지방산)가 다량 함유된

참기름보다는 오메가3가  포함된 들기름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기름 섭취를 가능한 한 줄입니다”

나물은 센 불로 단시간에 볶고 육류나 채소는 미리 살짝 데쳐서 볶으면 기름흡수를

줄일 수 있다. 부침개를 조리할 때는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 식물성 기름을

묻힌 종이로 한 번 살짝 닦아 내고 기름을 두르면 기름량을 줄일 수 있다. 튀긴 후에는

소쿠리에 냅킨을 깔아 기름을 빨아들이게 한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팀장, 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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