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일단 배우면 끊지 못하고 평생 참아야 한다

남이 피우는 것 보면 오래 금연해도 흔들려

담배는 일단 배우면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참아야 하는 몹쓸 습관이라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이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는 모습을 보면

금연한 지 아무리 오래 되었더라도 나도 피우고 싶은 욕구가 순간 생긴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의 길린더 베디 박사팀은 담배 끊기에 거부감을 가진 86명의

건강한 남녀 골초들을 4그룹으로 나누어 담배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한 그룹은

1주일동안 금연 교육을, 두 번째 그룹은 2주 동안, 세 번째 그룹은 3주 동안 금연

교육을 받도록 했다. 마지막 네 번째 그룹은 5주 동안 교육을 받도록 했다. 모든

그룹의 참여자에게는 교육기간 중 담배를 피우지 않는 조건으로 하루 30달러씩의

인센티브가 걸렸다.  

각 그룹의 정해진 금연 및 교육 기간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담배와 관련 없는

이미지와 함께 담배와 관련된 이미지를 이것저것 순서 없이 보게 되었다. 담배에

관련된 사진에는 등장인물이 담배 한 개비를 손에 쥐고 있었다. 중립적인 사진에는

나오는 사람 손에 담배 길이만한 연필이 있었다. 5주일 일정의 금연 교육을 받은

그룹은 금연한 지 첫째, 둘째, 다섯 번째 주에 이런 사진들을 보았다.

사진을 보기 전에 실험 참가자들은 심장 박동과 혈압, 그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를 측정했고, 모든 사진을 본 후 담배를 얼마나 피우고 싶은지 묻는 설문지에

답했다.  

연구팀은 신체 반응이나 주관적인 흡연 욕구에서 볼 때 담배를 참기 시작한 지

시간이 더 지난 사람일수록 담배와 관련된 사진을 보았을 때 흡연욕구를 더 강하게

느꼈다. 금연한 지 일주일이 지난 사람보다 5주일 지난 사람들이 담배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 이들은 금연 첫 주보다 오히려 담배를 참기 힘들어했다.   

베디 박사는 “골초였던 사람은 시간이 꽤 지나도 흡연 장면을 보면 마음이 더

흔들린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정말 금연해야 할 이유가 더 분명하다”고 말했다. 몇

주일간 정도 담배를 참았다고 안심하는 대신 금연한 기간에 맞추어 각각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

이 연구결과는 ‘생물학적 정신과학(Biological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미국의 건강 사이트 헬스데이가 17일 보도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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