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눈이 빨갛게 되는 증상이 광우병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화학과 야콥 페트리치 연구팀은 스크래피(scrapie)병으로
죽은 양의 140개 망막에 광선을 비춰 본 결과 빨갛게 변해있는 것을 알아냈다. 뇌
조직에 생긴 손상이 색소에 영향을 주었고 이것이 망막의 색을 빨갛게 변하게 만든
것이다.
스크래피는 프리온(prion)이라는 감염인자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양과 염소는
스크래피, 소는 광우병이나 또는 소해면상뇌증(BSE)에 해당된다. 인간에게 발병할
경우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이라고 한다. 프리온은 단백질과 비리온(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로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라는 뜻이다.
뇌 속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긴 소는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긴다.
광우병은 주로 4~5세의 소에서 생기고 이 병에 걸리면 미친 듯이 날뛰다가 죽게 된다.
지금까지 양이나 소가 죽은 원인이 뇌 조직의 손상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려면
가축의 뇌를 해부해 조직을 분석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다. 페트리치 박사는 “하지만
가축의 망막 색깔 확인만으로도 뇌 조직의 손상여부를 짐작해 볼 수 있다”며 “이는
감염된 고기를 먹었다가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예방할 있는 의미 있는 연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페트리치 박사는 “문제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의 망막을 검사하려면 5초
간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다면 동물이 죽은 직후라도 망막 색깔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양을 직접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여서 소와 인간에게 연결시키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알츠하이머와 같은 인간의 신경성질환을
미리 감지하는 방법의 하나로 적용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에 소개되었으며 영국 BBC방송이
11일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