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에 가볼만한 서울 숲 5곳

14일은 그린데이, 스테이케이션은 숲과 함께

최근 2~3년 사이에 스테이케이션(staycation)하는, 즉 집에 머물면서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은 stay(머무르다, 머무름)와 vacation(휴가)의

합성어.

이번 여름휴가에는 스테이케이션하기로 계획한 사람이나 아직도 휴가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사람은 집이 서울이라도 집근처 숲을 생각해 볼만하다. 숲이 우거진 공원에서는

더위도 피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14일은 가까운 산이나 숲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삼림욕을 즐기라는 ‘그린데이’이기도 하다.

숲이 주는 건강상 이득은 국내외 연구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소와 피톤치드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는 “비가 많이 오고 난 직후 햇빛이 쨍쨍해졌을 때 숲속

대기 중에는  음이온이 많다”며 “피톤치드는 일반적으로 오전 10시~오후 2시에

가장 많이 방출되기 때문에 정오까지가 산에 머무르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고

말했다.

숲은 암세포 죽이고 우울증 치료해준다

‘2010 세계산림과학대회(2010 IUFRO World Forestry Congress)’에서는 녹지대에

있으면 면역 체계가 강화돼 천연 항암성분의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자연살상세포(natural killer cell)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 자연살상세포는 암세포나 세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원 교수 팀이 우울증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똑 같은 치료 프로그램을 △숲 속 치료 그룹 △병원 입원 치료 그룹 △외래 진료

치료 그룹으로 나눠 적용해 보았다. 그 결과 숲속에서 치료한 그룹이 다른 두 그룹보다

우울증 증상이 훨씬 더 완화됐다. 숲 그룹과 외래 그룹을 비교했을 때 숲 그룹의

완치 효과가 12배 이상이었다.

숲은 기억력-집중력도 높여준다

미국 미시건대학 막 버만 박사팀은 실험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도심 지역을, 다른 그룹은 한적한 시골길을 50분씩 걷게 한 후 뇌 능력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자연 속에서 걸었던 사람들은 단기 기억력이 20% 정도 향상된 반면,

도심 길을 걸었던 사람들에게서는 이런 변화가 없었다.

숲길은 시끄러운 잡음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따라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억력 향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버만 박사는 “자연과 교감하는 것만으로도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버만박사의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2008년 12월호에 발표됐다.

녹색공간은 삼장병도 막아준다

집 근처에 녹색공간이 있느냐 없느냐가 발병률과 사망률에 큰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글라스고대 리처드 미첼 박사 팀은 공원의 많고 적음에 따라

영국 전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눈 뒤, 각 지역에서 2001~05년 사망한 36만6000명을

사망원인, 사망 나이 등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를 2008년 11월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녹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심장병-뇌중풍 발병률은, ‘회색

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절반에 불과했으며, 혈압-스트레스도 낮았다. 미첼 박사에

따르면 숲은 이밖에도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 △운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예컨대 숲 근처에선 수술 뒤 회복도 빠르다는 등 건강상

이득을 준다.  

지하철로 가볼만한 서울 숲

한국관광공사(http://korean.visitkorea.or.kr/)와 서울특별시 서울의 공원(http://parks.seoul.go.kr/park/)이

서울에서 가볼만한 숲이나 공원으로 각각 소개한 곳 중 공동으로 추천한 녹지공간을

중심으로 5곳을 뽑아 정리한다. 모두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숲 부근의 영화관을 찾는다든지 맛있는 음식점에 들르는 일정을 곁들인다면 휴가지를

찾아가느라 고생하지 않고 큰 비용 들이지 않으면서 하루를 즐기기에 적당할 것 같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매일 한곳씩 숲 2, 3 곳을 찾는 스테이케이션도 생각해봄직하다.

여름휴가에 가볼만한 서울 숲 5곳▽상암동

노을공원 메타세콰이어길

피톤치드를 풍부하게 뿜어내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800m에 걸쳐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출구에서 약 2km 걸어가야 한다. 하늘공원

입구에서 버스 8776번을 타고 노을공원 입구에서 하차하는 방법도 있다. 길 끝까지

걷는데 30~40분 정도 소요된다.

 

▽성수동

서울숲

영국 하이드파크(Hyde Park), 뉴욕 센트럴파크(Central Park)에 버금가는 웰빙공간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가 2352억여원을 투자해 만든 숲.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출구,

1호선 응봉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다.

 

 

▽신문로

경희궁지(慶熙宮址)

서울시가 1987년부터 경희궁이 있던 자리에서 발굴한 숭정전 등 옛 궁궐 모습을

복원하여 2002년부터 시민에게 공개했다. 숭정전을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를 여유롭게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경희궁지 옆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도 관람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출구, 광화문역 8번출구로 나와서 약 400m 거리에

있다.  

 

▽청량리동

홍릉수목원

국립산림과학연구원의 부속 전문 수목원으로 한국 최초의 제1세대 수목원이다.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에서 나와 1219번 버스를 타고 흥릉수목원 세종대왕기념관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또 지하철 1호선 회기역 경희대 방향,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구로 나와 걸어갈 수 있다.

 

▽면목동

용마폭포공원

용마산 산자락에 들어선 휴식공간으로 암반채석으로 생긴 높은 바위절벽을 이용해

만든 3개의 인공폭포가 여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5~10월초, 오전 11시~ 오후

13시, 오후 15시~17시에 폭포가 가동된다. 7호선 용마산역에서 내려서 걸어서 갈

수 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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