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봉씨 직접 사인, 폐렴이 된 이유?

세균 덩어리 가래 뱉어 낼 능력 떨어져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씨가 29일 오전 향년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2008년 폐암 수술을 받았지만 직접 사인은 폐렴증세의 악화로 공개되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폐렴이 주된 사망원인으로 지목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코미디언 배삼룡씨도 폐렴이었다.

최근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디자이너 앙드레김도 폐렴 때문에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 때문에 생기는 폐의 염증이다.

폐렴은 가래나 숨 쉬는 기능 장애에 의한 호흡곤란 등 폐의 정상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폐 증상과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을 보인다.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도 생길 수 있다.

이처럼 노인들에게 폐렴이 가장 빈번하게 찾아오고, 이것을 잘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우리는 기침이나 가래를 통해 뱉어내고

견디는데 노인은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 경희의료원 호흡기내과 박소영 교수는 “기침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서는 횡격막이나 갈비뼈 사이 근육이 작용해야 하는데 노인은

이 근육에 힘이 빠진다”고 설명했다.

기침을 하지 못하고 가래를 뱉어내지 못하면 기관지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쌓여

염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노인은 신체가 퇴화하면서 몸 속 세균과 바이러스를 배출할

능력이 떨어지는 것.

둘째 원인은 이미 폐 기능이 약화된 상태에서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백남봉씨처럼 폐암 수술을 받으면 암 덩어리를 제거해도 폐 기능은 떨어진다.

박교수는 “특히 주기적으로 투석을 하는 사람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세균에 대한 폐의 방어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최고의 의료시설이 있는 대형병원에서 24시간 관리를 받아도

이미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폐렴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한 보고에 따르면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의 70%가 노인환자이며, 65세 노인 폐렴환자의

사망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폐렴 치료는 항생제를 투여하는 예방백신 접종이 필수다.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폐렴구균인데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접종할 경우 뇌수막염, 균혈증 등 페렴구균질환의

90% 이상을 예방한다. 또 한번 접종만으로도 폐렴구균 질환의 발병 위험을 45% 가량

줄이고,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 역시 59%나 감소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감염학회에서

매년 모든 65세 이상의 성인들에게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노인 폐렴의 특성

1) 노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증상이나 신체 진찰 소견이 뚜렷하지 않다.

2) 폐렴의 대표적인 증상인 고열, 오한, 기침, 가래 등이 없을 수 있다.

3) 노인은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폐렴 징후를 원래 있던 질환에서

생긴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4) 노인폐렴의 다른 대표적인 증상이 신경계 증상이다. 체온 저하와 급성 착란

등이 있을 수 있다.

5) 패혈증 발생이 높아 사망률이 증가하고 입원 기간이 길어지며 전반적인 예후가

불량하다.

6) 노인의 급성 세균성 폐렴 중 가장 흔한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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