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고 자란 사람, 당뇨에 3배 잘 걸린다
어른 되어 서구식 식사로 바꾸면 더 위험
임신 중 엄마가 잘 먹지 못해 뱃속에서부터 배를 곯은 사람은 어른이 되어 당뇨에
걸릴 위험이 영양섭취를 잘한 또래에 비해 3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공중보건 연구센터의 프랭크 후 박사팀은 1954년부터 1965년
사이 태어난 중국인 7874명을 대상으로 어린시절의 영양섭취와 자란 뒤의 당뇨발병과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조사를 했다.
그 중 1959년 10월 1일부터 1961년 9월 30일 사이 1년 기간 중 태어난 사람들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당시 중국을 휩쓴 심한 기근을 겪었다. 이 기간보다 조금 더
일찍 태어난 사람들은 젖먹이 시절 기근을 겪은 그룹이며 이 기간보다 더 늦게 태어난
사람들은 기근과 관계없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엄마 뱃속에서 기근을 겪은 그룹은 6%가 고혈당을 나타냈다. 고혈당은 보통 사람보다는
높지만 2형 당뇨(후천성 당뇨)로는 진행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기근을 겪지 않은
그룹은 2%만 고혈당이었다. 젖먹이나 어린 시절에 기근을 겪은 그룹 역시 6%가 고혈당이었다.
한편 기근이 가장 심각했던 지역에서 태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고혈당 비율이
7%가 넘었다. 이는 기근을 겪지 않은 그룹이나 아이 때 겪었던 그룹에 비하면 확연히
높다. 나이, 운동, 흡연여부 등 다른 요소까지 고려하면 태중에 기근을 겪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고혈당 위험이 4배 가까이 높기도 했다.
또한 태중에 기근을 겪은 그룹은 어른이 되어 서양식 식사 위주로 바꾸면 전통
중국식사를 고수한 사람들보다 고혈당이 악화됐다. 이 경우 고혈당 비율은 19%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기름진 서양 식단이 고혈당을 더 촉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당뇨(Diabetes)’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미국의 의학 사이트 메드라인
플러스가 2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