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마취가스, 지구온난화의 주요원인
“1시간 쓰면 승용차 756㎞ 달린 셈”
수술 환자를 재우는 데 쓰이는 흡입용 마취 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수잔 라이언 박사팀은 수술에 사용되는 3가지 마취약인
세브플로렌, 이소플로렌, 데스플로렌이 온실효과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 마취약들은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꼭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었다고 여겨져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조금씩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들 마취 가스는 몸속에서 인체 대사로 인한 변화를 거의 겪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환자가 마취 가스를 내뿜을 때에는 마취과 의사가 주입한 양과 거의 같은
양이 나온다는 것이다. “마취 가스는 산업 쓰레기 가스처럼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온다”고 라이언 박사는 말했다. 유기 마취 가스는 대기 중에 오랫동안 남아 있으면서
온실효과의 잠재적인 원인이 된다.
각 마취약 별로 살펴보면 데스플로렌은 10년간 대기 중에 머물고 이소플로렌은
3.6년, 세브플로렌은 1.2년 남아 있는다. 연구진은 데스플로렌이 세보플로렌보다
잠재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26배 더 영향을 미치고 이소플로렌에 비해 13배의 영향을
미친다고 계산했다. 데스플로렌으로 환자를 1시간 재우는 것은 자동차로 약 378~756㎞
달린 것과 같은 셈이다.
또한 이러한 마취제를 혼잡한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은 연간 100~1200대의 차가
내뿜는 온실가스만큼이나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마취약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려면 가능한 한 아산화질소를 사용하지 않고, 특히
데스플로렌 같은 마취약을 필요이상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수술 때마다
새 가스를 쓰기 보다는 사용된 마취가스를 재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라이언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마취와 진통(Anesthesia & Analgesia)’ 7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의 건강 사이트 헬스데이가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