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 해서 비만 아니라 뚱뚱하니까 운동 안 한다

뚱뚱하면 자기 몸 창피하게 생각해 운동 꺼려

운동을 하지 않아서 뚱뚱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뚱뚱하니까 운동을 안

하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운동을 하고 안하고가 비만의 직접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칼로리만 과도하게 높은 정크 푸드(junk food)가 비만의 더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영국 플리머스의학대학교 테렌스 윌킨 박사는 플리머스에 사는 2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운동과 비만의 관계, 먹는 음식과 비만의 관계를 3년 동안 조사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아이일수록 살이 덜 찌기는 했지만 그들이 즐겨 먹는 고 칼로리

패스트푸드가 살이 찌게 하는데는 영향력이 컸다. 오히려 뚱뚱한 아이들은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운동하는 것을 친구들이 흉볼까 두려워 했다.

윌킨 박사는 “뚱뚱한 아이들은 자기 몸을 창피하게 여기고 밖에 나가는 것을

피하는 경향이 있고 이런 마음 때문에 운동 시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운동부족이어서 비만이 된다기보다 비만이 거꾸로 운동 부족의 원인이 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국가 보건정책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운동도 해야겠지만 누구나 균형잡힌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팀은 또 부모가 뚱뚱할수록 아이도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특히 부자지간 또는 모녀지간에 이런 일치 현상이 나타났는데 엄마가 뚱뚱하면

딸도 비만을 겪을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10배였다.

국립비만포럼에 참석한 데이빗 하슬람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의미있게 받아들이지만

그렇다고 운동의 필요성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뚱뚱한 어린이가 게을러지지

않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아동질환기록(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실렸으며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와 공영방송 BBC가 8일 보도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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