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고지방 섭취, 아기 심장병 위험 높다
쥐 실험, 선천성 심장질환 위험 2배
엄마가 임신 중에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으면 태아의 유전자에 영향을 끼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기가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인간유전자학 자미 벤섬 박사는 영국 웰컴 트러스트와 영국심장협회의
지원을 받아 쥐를 대상으로 임신 전과 임신 기간 중 먹는 음식이 새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했다. 실험쥐 한 그룹에는 고지방 먹이를 먹였고 다른 그룹에는 균형
있는 먹이를 준 뒤 새끼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했다.
그 결과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의 새끼는 다른 그룹의 어린 쥐보다 심장병 위험이
2배, 구개열 위험이 7배 높게 나타났다.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의 새끼는 Cited2라는
유전자 단백질이 부족했는데 이것이 부족하면 심장병 위험은 높아진다. 엄마 쥐의
식습관이 새끼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선천성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 것이다.
벤섬 박사는 “당뇨를 앓고 있거나 비만인 임신부는 태아의 심장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으나 엄마의 식습관과 같은 외부요인이
아기의 유전자 변형에 어떤 변수가 된다는 것은 처음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심장협회의 소우모 바타차라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고지방 음식과 Cited2의
결핍은 서로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엄마의 부주의한 식습관이 아기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심장협회 의학원장 제레미 피어슨은 “엽산이 부족한 임신부의 아기는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식습관은 임신부 자신과 태아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인간분자유전학(Human Molecular Genetics)’ 저널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가 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