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건강한 부부생활 방책 있다

심리치료와 감각훈련으로 대부분 성생활 복구

사지마비 장애인인 36살 신모씨는 몇 년 전 교통사고로 6번 경추골절에 손상을 입었다. 사고 이후 그가 포기한 많은 것 중 하나는 성생활이었다. 팔다리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으로 부부관계를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였다.

그러나 국립재활병원이 실시하는 성재활 교육에 참여한 신씨부부는 용기를 내어 성관계를 시도했고 뜻밖에 결과는 성공이었다.

국립재활원이 개최한 제11회 성재활세미나 “부부간 심리적 성적 문제의 해결방안”이 24일 오후 서울 강북구 국립재활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 재활 프로그램에서는 먼저 상담치료를 한다. 국립재활원 이범석 재활병원부장은 “먼저 장애인 부부가 성에 대해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부가 성생활을 자연스럽게 노출해야 상담이 쉬워진다”고 말했다.

상담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역할. 장애인이 성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해도 배우자가 적극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다. 따라서 상담원들은 배우자들에게 “성욕을 갖는 것이 장애인 파트너에게 결코 미안한 일이 아니며 의학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성생활을 상담하는 많은 장애인 부부들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데 성생활을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을 한다. 이범석 부장은 “마비된 부위 아래쪽이 감각이 없다고 해도 그 위쪽에 새로운 성감대가 생기며 감각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경계부위가 새로운 성감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비 환자들에게 성적인 감각이 없다는 것은 오해라는 것. 완전마비라고 하더라도 약 50% 정도는 변형된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체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보니 기술이 약간 필요하다. 배우자가 새로운 성감대를 찾아내 애무를 해주는 것이다. 성생활을 다시 시작한 부부들 대부분은 이런 단계부터 관계를 시도한다. 참을성을 갖고 충분히 애무 후 삽입을 시도한다. 성관계에 일단 성공하면 처음에는 만족하지 못해도 정신적인 도움은 굉장하다.

체위는 정상인 배우자가 위로, 장애인이 아래로 가는 체위가 가장 기본적이라고 성재활 전문가들은 말한다. 휠체어에서 마주본다거나 등 뒤에서 안는 후배위도 좋다. 하지마비라고 해도 상체의 기능이 좋다면 남성 상위를 시도할 수도 있다. 여성상위 체위는 익숙지 않으면 다리가 아프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여성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만으로 성생활이 어려운 경우 약물이나 보조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척수장애 남성의 경우 3/4 가량이 발기부전을 겪는다. 이럴 때는 비아그라를 복용하거나 음경해면체에 카버젝트 혹은 스탠트로라는 주사를 놓는다. 여성 장애인은 질 윤활액 분비가 부족할 때가 있으므로 젤 등을 사용한다.

성관계 중 요실금, 변실금을 호소하는 장애인이 있는데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미리 대소변을 처리하면 예방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실례를 했을 때는 장애인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배우자가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한편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은 “부부간의 사랑이 담긴 멋진 섹스는 가정을 결속시키면서 자신감을 심어준다”며 “장애와 관계없이 나와 함께 살겠다고 선택해준 사람을 외롭게 말라”고 충고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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