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는 사람이 오히려 발달된 미각?
미각 둔하거나 덜 발달된 거라는 건 오해
짭잘한 스낵을 즐겨 찾거나 모든 음식에 습관적으로 소금을 치는 사람은 미각이
둔하거나 덜 발달된 것이라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며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이
오히려 예민한 미각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파크 대학교의 존 헤이예스 박사팀은 87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맛을
지닌 가공식품들을 제공하고 이들의 미각수준을 평가했다. 이들 중 3분의 1 정도는
아주 훌륭한 미각 소유자였고 나머지는 미각이 둔하거나 중간 수준의 미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실험 참여자들은 소금을 여러 단계로 뿌린 치킨 스프를 비롯해 프레첼 과자, 간장
등의 음식을 시식했다. 참여자들은 또 저염 처리된 포테이토 칩과 체다치즈 맛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 결과 미각이 뛰어난 사람들은 소금 맛을 예민하게 느끼면서도 저염식품보다
소금이 많은 쪽을 더 좋아했다. 이전에 같은 연구진이 조사할 때 미각이 좋은 이들은
기름 약간과 설탕만으로 만족해 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 것이다.
연구팀은 소금이 단순히 짠맛 이외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제기했다. 예를 들어,
소금은 쓴맛을 덜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미각이 좋은 사람들은 저염
체다치즈를 두 배 이상 쓰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보다 이 제품을 덜 좋아했다.
뛰어난 미각, 이른 바 절대미각이 왜 생겨나는지 전문가들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맛에 대한 예민함의 정도는 유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뢰’라고 부르는
혀 돌기의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에 좌우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뢰가 많다는
것은 맛의 신호를 뇌로 보내는 신경이 더 조밀하다는 말이기 때문.
미국인들은 하루 권장치보다 훨씬 많은 염분을 먹고 고혈압 심장병, 그리고 다른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포장 식품의 소금량을 엄격히
제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소금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우리는 소금 사용에 너무 익숙해졌고 소금 양이 갑자기 떨어지면 맛이 정말 밋밋해질
것이기 때문.
이 연구는 미각이 훌륭한 사람들이 오히려 저염식품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절대미각을 가진 사람들은 짠 음식을 좋아하고 더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 영양협회는 직접적인 소금기를 줄이는 대신 음식에 다른 향신료나 양념으로
보충하라는 입장. 소금 대신 마늘 허브 고춧가루를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심리학과 행동(Physiology & Behavior)’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CNN 방송이 1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