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벌레가 들어오면? “가볍게 말고 병원가야”
눈 코 입 귀에 벌레 습격 막아내기
본격 더위가 시작되는 6월로 접어들면서 벌레의 출현이 잦아진다. 벌레들이 우리의
눈, 코, 입, 귀로 우연히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문제는 이 벌레들을 그냥
꺼내려다가 더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는 것.
날씨가 더워지면 창문을 열거나 탁 트인 공간에 바람을 맞기 위해 나가기도 하지만
벌레라는 불청객도 함께 찾아오는 것이다.
벌레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우리 몸 속 행선지는 귀 속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다른 신체에 비해 귀에 벌레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귀에 들어간
벌레는 꺼내기도 힘들다”면서 “빛을 좋아하는 벌레의 특성상 빛으로 유인하는 방법을
쓸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벌레가 빛을 따라 나오는 건 아니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김한수
교수는 “빛을 싫어하는 벌레의 경우 오히려 귀 깊숙이 파고 들어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빛을 비추어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참기름이나 베이비오일과 같은 기름성분 액체를 귀에 몇 방울 떨어뜨리는
것이 방법으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귀 속에 아무런 상처가 없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을 넣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 통일이 안돼 있다.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차창일
교수는 “귀에 상처가 없는 한 물을 넣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귀에 물이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한수 교수는 “물보다는 오일이 더 무난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벌레를 꺼내려고 손가락이나 면봉으로 귀를 후비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의들은 벌레가 귀에 깊숙이 들어가면 빨리 병원을 찾으라고 권한다.
조수현 교수는 “코나 다른 부위도 귀와 마찬가지”라며 “입에 들어가는 것은
기분이 찝찝할 뿐 건강상으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나은 건 벌레들이 달려들지 않도록 미리 막는 방법이다. 원장원 교수는
“향기를 좋아하는 벌처럼 벌레들은 냄새에 민감하므로 향수나 향기가 많은 화장품을
쓰고 벌레가 많은 야외에 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보호장비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전거를 탈 때 눈이나 입에 벌레가 부딪치거나
들어와 당황하면 넘어지거나 충돌사고가 난다. 원 교수는 “안경이나 마스크를 쓰는
것은 오염물질을 막기도 하지만 벌레의 습격에 대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