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여성상사-동료의 남편
A무역회사의
이은호 과장은 최근 민망한 일을 겪었다. 얼마 전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돼 부임한
여성 부장에게 “부군께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라고 물었더니 편치 않은 얼굴로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다는 것.
이 과장은 속으로 ‘아직 결혼 안 했거나
이혼했구나’ 하고 지레짐작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부장은 나중에 웃으면서 “이
과장은 윗사람의 남편도 부군이라고 부르나요”라고 물었다.
이 과장은 낯이
뜨거워졌지만 아직 ‘그럼 어떻게 불러야 하나’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많은 직장인이 동료의 배우자를 불러야 할 때 마땅한 호칭어 또는 지칭어가 생각나지
않아 곤혹스러워 한다. 특히 직장 상사나 아랫사람이 여성일 때 그의 남편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국립국어연구원에 따르면 ‘부군(夫君)’이란
호칭어는 직장의 여성 동료 중 동기나 아랫사람의 남편에게만 쓴다. 이 경우 성이나
직함을 알 때 ‘○선생(님)’, ‘○과장(님)’ 등으로 부를 수 있으며 ‘바깥양반’,
‘바깥어른’ 등으로 불러도 된다.
여성 상사의 남편을 가리킬 때에는 ‘○과장님’,
‘○선생님’ 등을 쓰면 되고 ‘바깥양반’ 대신 ‘바깥어른’으로 부른다.
이때
‘선생(님)’이라는 지칭 또는 호칭은 동료의 지위에 관계없이, 당사자가 교사가
아니더라도 쓸 수 있다.
여성이 여성 동료의 남편을 가리킬 때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된다. 아주 친할 경우 ‘형부’, ‘제부’ 등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공식
석상이나 사무실에서는 적합지 않다.
일부 직장인은 직장 여성 상사의 남편을
존중한다며 ‘사부(師夫)님’이라고 부르는데 이 말은 교직사회에서만 쓰는 특수용어로
다른 곳에서 쓰면 이상하게 들린다. 교직사회에서는 ‘사모(師母)님’에 대칭적인
뜻을 갖고 있는 사부님이라는 지칭어를 상하 관계를 가리지 않고 쓰고 있다.
동료의
남편을 가족모임 등에서 직접 만나면 처음에는 ‘선생(님)’으로 부르다가 나중에
성과 직함을 함께 부르는 것이 무난하다.
물론 직장 동료 여성의 남편이
자신과 아주 친하다면 ‘형님’, ‘아우’ 등으로 불러도 좋다.
(도움말=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