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엄마 사랑이 주부습진 재발 막는 ‘약’

자기 그릇 씻어야…환자는 면장갑도 끼도록

동네에서 살림꾼으로 이름난 주부 김모씨(52, 경기 부천시 역곡동)는 주부습진이

오랜 고민거리다. 습진이 생길 때마다 약을 바르고 치료를 했지만 원체 깔끔한 성격이다

보니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지낼 수가 없었다. 그는 수십 번의 재발과정을 겪으며

“그러려니”하고 완치의 꿈을 버렸다.

손이 가렵고 따가운 주부습진은 일종의 ‘주부 직업병’이다. 주부습진이 생기면

손에 반점과 비늘이 생기며 갈라진다. 심하면 부으면서 물집, 진물이 생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된 것으로 △물이나 세제의 접촉 △아토피 병력 △고무 향료 금속 등의

알레르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단은 원인을 찾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한양대병원 피부과의 노영석 교수는

“알레르기가 있으면 원인물질에 잠시만 접촉해도 부어오르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며

“문제 물질을 찾아내 이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부습진 초기에는 보습제만 꾸준히 발라도 낫지만, 심해지면 스테로이드 연고나

크림을 발라야 한다. 물집이나 진물이 생겼을 때는 냉습포 요법이 쓰인다. 문제는

치료보다 재발이다. 노 교수는 “보통 상처와 마찬가지로 주부습진도 물을 묻히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많은 주부들이 이를 알고도 물을 쓰는 일을 피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강남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노미령 교수 역시 “주부습진은 예방을 잘하고 발생

초기에 치료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김 씨와 같은 주부들 대부분은

물을 멀리 하기가 어렵다보니 초기에 잡을 수 있는 주부습진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손에 물을 묻히지 않기가 어려운 주부들을 위해 피부과 의사들은 일종의 궁여지책으로

‘면장갑 끼기’를 제안한다. 즉 설거지할 때 고무장갑만 끼는 것이 아니라 안쪽에

면장갑을 덧낀다. 이렇게 하면 물로부터 손을 보호해 주부습진의 악화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살림을 주부에게만 전담시키지 않는 것. 노영석

교수는 “가족들이 자기가 먹은 그릇을 스스로 씻기만 해도 주부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며

“물을 쓰는 일은 가급적 가족이 분담하는 것이 주부습진을 낫게 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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