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잡을 이성 많으면 대충 고르게 된다
짝 선택 기회 많을수록 뇌는 난감해 해
슈퍼마켓에 가면 진열된 여러 가지 초콜릿이나 합성세제 가운데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사람의 뇌는 이런 과도한 정보에 압도되고, 소비자는
결국 질을 꼼꼼히 따지기보다 겉모습이 그럴 듯한 상품을 하나 골라들게 된다.
이런 과정이 짝을 고르는 사람에게도 어김없이 적용될 수 있을까? 주변에 골라잡을
이성이 많을수록 짝을 선택할 때 겉모습에 더 치우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됨이나 자기와 어떤 깊은 교류를 할 수 있는지 따지기보다 대충대충 고르게 된다는
뜻이다.
영국 에든버러대 앨리스 렌턴 교수팀은 여성 1,868명, 남성 1,870명에게 3분 동안
많은 이성을 만나는 스피드데이트를 하게 하고 48시간 안에 만나고 싶은 상대를 짚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즉, 참여자들이 만나고 싶은 파트너를
선택 할 때 한 그룹은 15~23명 가운데 아무나 한사람을, 다른 그룹은 24~31명
가운데 아무나 한사람을 짚으라고 했다.
조사결과는 남녀 모두 키가 크고, 더 어려 보이고, 잘 생긴 사람을 선호했다.
선택 기회가 많고 다양해지면 파트너의 키, 체중 생김새 등 손쉽게 따질 수 있는
외형적인 모습을 많이 봤다. 여성은 너무 마르지 않은 남성을, 남성은 너무 뚱뚱하지
않은 여성을 더 짚어냈다.
반면 선택 기회가 더 적었던 사람은 상대방의 교육 수준, 관심사,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흡연여부 등을 더 자세하게 확인하려고 했다.
렌턴 교수는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초콜릿 고르는 것보다야 짝 찾을 때 여러
특성을 고려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골라잡을 이성이 너무 풍부하면 뇌는 다양한
특징에 단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억압적인 환경에서 섣불리 평가하고 대충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주변에 이성이 너무 많으면 짝을 결정할 때 겉모습에 쏠리게
된다는 것.
이 연구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