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님’자 붙이기
과거
YTN의 백지연 앵커가 강금실 법무장관을 인터뷰하면서 ‘님’자를 빼고 ‘강 장관’이라고
호칭해 네티즌 사이에 구설수에 올랐다.
우리말 호칭과 지칭에서 ‘님’자의
존재가 얼마나 부담스러운지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앞의 두 경우 모두 호칭을 잘못 썼다고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이 언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부 네티즌은 “시청자에게 강 장관을 소개할 때에는 강 장관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지만, 직접 호칭할 때에는 강 장관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건 방송 특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방송의 토론과 대담프로에서는 출연자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시청자도 있다는 점을 전제하기 때문에 출연자에게 극존칭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에 맞다. 오히려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출연자끼리 극존칭을 쓰는 것이
결례이며 꼴불견이다.
상관이나 상사의 호칭에 ‘님’자를 붙이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일부는 직함만으로 존중의 뜻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굳이 ‘님’자를 붙일 필요가 없다고 한다. 다른 일부는 현실적으로 많은 경우에
‘님’자를 붙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반박한다.
언론사에서는 상사를 부를
때 ‘님’자를 붙이지 않지만 일반 회사에서는 ‘님’자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소속 집단의 관례를 존중한다.
그렇다면 말단 사원이 사장에게 자신의
직속상관을 지칭할 때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가리키는 대상의 지위가 대화
상대보다 낮지만 자신보다 높을 때에는 ‘○○부장님께서∼’처럼 극존칭을 쓰지
않고 ‘○○부장님이∼’ 또는 ‘○○부장께서∼’처럼 반 정도만 높이라는 것이
국립국어연구원의 권고. ‘○○부장이’처럼 지나치게 낮추는 것도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더러
자신의 아버지를 ‘제 아버님’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도 있는데 자신의 가족에게는
호칭과 지칭 모두 ‘님’자를 쓰지 않는다.
(도움말=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