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통화해도 멀쩡한 사람들 있다

40명중 한 명꼴 ‘슈퍼태스커’ 연구 기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운전해도 운전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40명 중 한 명 꼴로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 대학 제이슨 왓슨과 데이비드 스트레이어 박사는 2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멀티태스킹’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처음에 컴퓨터로 하는

모의 운전 테스트를 받았다. 그런 다음 휴대전화를 통해 대화를 들려주고 대화 속에

등장하는 특정 단어를 기억하는 과제와 수학 문제 풀기 과제를 추가했다. 측정 항목은

브레이크 반응 시간과 일정 거리를 따라잡는 데 걸리는 시간, 단어 기억과 수학 문제

풀기였다.

예상대로 참가자들의 97.5%는 운전 중 브레이크를 밟는 시간이 20% 늘어졌고,

같은 거리를 따라잡는 데에도 30%의 시간이 더 걸렸다. 단어 기억 능력은 11%, 수학문제

풀이 능력은 3% 감소했다.

그러나 참가자 중 2.5%인 8명은 운전 중 통화를 해도 주어진 과제 수행 능력에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기억 능력은 오히려 3% 증가했다. 이들은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시키지 않고 단일 과제를 할 때도 일반인보다 높은 성취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특정인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써도 된다는 뜻이 결코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모두가 휴대전화를 쓰면 안 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던 이른바 ‘슈퍼태스커’가

있고 그들의 뇌는 동시에 두가지 일을 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슈퍼태스커의 뇌 구조나 유전적 차이가 특별한 능력을 결정짓는다고

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왓슨과 스트레이어 박사는 전투 조종사 중에도 멀티태스킹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슈퍼태스커라고 해도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슈퍼태스커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인간의 뇌가 가진 정보 처리 한계를 이해하는 것은 유익하다”고 왓슨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실험심리학 최신 연구 및 리뷰(Psychonomic Bulletin and Review)’

최근호에 실렸으며 미국의 과학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9일 보도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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