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불에 떨어진 고기, 인간 진화의 시작

요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뇌 커져

땅에 떨어진 음식은 쓰레기통으로 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수만 년 전 불 속에

떨어진 날고기는 인간 진화를 촉진하는 분기점이 되었다. 이처럼 세상을 바꾼 거대한

발견은 때론 우연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다른 종과 다르게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건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버드대 영장류 동물학자 리처드 랭엄 교수는 인간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날고기를 불 속에 우연히 떨어뜨렸는데 이 고기 맛을 알게 된 이후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날고기를 먹어야 했던 유인원은 강한 치아와 큰 장기가 필요했다. 음식을 찾는

채집생활과 오랜 동안 소화를 시키기 위해 씹는 시간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서식지와 생활 습관이 바뀌었다는 것이

랭엄 교수의 주장.

2백3십만 년 전에 출현한 호모 하빌리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뇌 크기가

30% 커지고 더 인간과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가장 중대한 변화는 백

8십만 년 전에 나타난 호모 에렉투스의 출현. 이들은 현재의 인간과 가장 닮은 모습인데

큰 뇌, 작은 턱과 치아, 짧은 팔과 긴 다리 그리고 직립 보행이 특징이다.

랭엄 교수는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인간은 큰 창자가 필요 없게 되었다”며

“음식을 먹는데 시간을 아끼기 시작한 후 그들은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대 피터 휠러 교수는 “뇌의 크기가 커진다는 것은 장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알라배마대 스테판 세커 교수도 “요리한

음식이 더 많은 영양소를 줄 뿐만 아니라 소화시키는 데도 에너지 소모가 적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지구상에서 인간이 가장 지능이 높은 이유는 바로 인간만이 요리를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결과는 영국 BBC방송 온라인 판과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가

2일 소개했다.

    손인규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