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둥이 종기 잦으면 ‘변기 세균 의심’
집안 세균 1위…락스-알코올로 청소해야
50대 주부 김 모 씨는 가끔씩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꺼림칙하다. 궁둥이에 고름이
차는 빨간 종기가 자주 생기기 때문. 궁둥이가 변기에 닿을 때마다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김씨는 “종기 때문에 변기에 앉는 데 두려움이 생긴다”고 말하지만 전문의들은
거꾸로 “변기 때문에 종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한다.
궁둥이나 얼굴, 턱에 잘 생기는 종기는 외상 마찰 습진 등으로 피부에 상처가
난 곳에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의 세균이 침입해 급성 염증질환이 생겼을
때 나타난다. 둥글고 붉게 솟는 결절과 하얀 고름이 생기면서 열이 나고 누르면 아프다.
세균이 피부 아래 피하조직까지 침입해 림프샘이 붓고 몸이 춥거나 떨리는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지름이 1㎝ 이상이면 병원에서 메스로 절개해 고름을 빼내고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궁둥이에 종기가 잘 생기는 사람은 △당뇨병
환자 △특정 세균 또는 바이러스 보유자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 △아토피
피부염 환자 △비만이거나 운동부족인 사람 △영양 장애인 사람 △면역력이
약한 사람 △혈액 질환자 △면역결핍 환자 등이다. 평소 손 위생이 청결하지 않거나
궁둥이를 손으로 자주 긁는 사람에게서도 잘 생긴다.
건강한 사람은 평소 세균이 피부에 닿아도 잘 감염되지 않지만 상처가 났을 때는
경우가 다르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는 “긁거나 외상으로 궁둥이에
상처가 생길 때 또는 평소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세균 감염위험이 높다”며 “세균이
많이 서식하는 곳에 피부가 접촉하면 종기를 비롯한 여러 질환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집안 세균서식 1위 ‘변기’가 궁둥이 종기 주범
미국위생협회는 2007년 일반 가정의 세균 서식상태를 조사한 결과 집안에서 단위면적(2.54㎝×2.54㎝)당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은 약 320만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는 변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2위를 차지한 부엌 배수구(약 56만 마리)의 5.7배, 음식물 쓰레기통(411마리)의 7800배다.
또 서울대 미생물연구소와 한국화장실협회가 공동으로 2006년 서울시내 주요터미널
기차역 등의 공중화장실 5곳의 변기에 있는 병원균을 조사했더니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총 31종의 세균이 평균 70만 마리 검출됐다.
한국화장실협회 홍보운영과 이은주 과장은 “주요 공중화장실 변기는 하루에 여러
번 청소를 하며 위생 상태를 철저히 관리해서 일반 가정의 화장실 변기보다 깨끗한
편”이라고 밝혔다. 일반 가정에서는 변기를 수시로 꼼꼼히 닦지 않아 세균이 더
많이 서식한다는 것.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개인위생이나 생활환경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종기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며 “변기에 서식하는 세균은 물로 씻는다고 제거되지
않아 락스 같은 염소계표백제나 소독용 알코올로 닦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변기를 닦은 후 남아 있는 염소계표백제는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어
물과 헝겊으로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의들이 권장하는 궁둥이 종기 완화 방안
△몸을 항상 깨끗이 씻는다. 종기가 자주 생기는 부위는 항균비누로 씻으면 효과적이다.
△종기가 난 부위에 연고를 바른다. 하지만 고약은 2차 감염 위험이 있어서 사용하지
않는다.
△종기가 생겼을 때 비닐에 얼음을 넣고 깨끗한 수건으로 싸서 갖다 댄다. 피부
온도를 낮춰 염증을 줄인다. 1회에 5~10분 얼음찜질을 한다. 한 번에 오래 대고 있으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악화될 수 있다. 최소 30분이 지난 후 다시 얼음을 댄다.
△의사의 지시 없이 함부로 온열찜질을 하지 않는다.
△꽉 끼이는 옷을 입어 자극을 주지 말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 한다.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로 면역력을 키운다.
△소독용 알코올이나 락스 등 염소계 표백제로 변기를 닦는다. 이후 물과 헝겊
등으로 깨끗이 씻어낸다.
△변기 위생 시트를 사용한다.
△종기가 심한 사람은 소독용 알코올을 묻힌 솜을 휴대해 공중화장실을 사용할
때 변기를 먼저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