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잘 고른 와인이 귀 밝게 해요
와인 속 항산화물질, 청력 노화 막아
정월대보름이면 온가족이 둘러앉아 아침에 데우지 않은 청주 한 잔을 마시면서
한 해 동안 즐거운 소식만 듣고 귀가 밝아지길 기원한다. 밤에는 만사가 뜻대로 되고,
부스럼이 나지 말고, 이가 단단해지라고 호두나 잣 등 부럼을 깨문다.
대보름 청주 마시는 행사 대신 와인을 한잔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레드와인에는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노화로 인한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적지 않다.
카버네이쇼비뇽 멀로 피노누아 씨라 등 레드와인이면 종류에 관계없이 귀밝이
술 역할로 충분하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문인석 교수는 “노화로 인해 몸에 생체조직과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가 쌓이면 청력도 약해진다”며 “항산화물질은 이런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거나 활성산소 생성을 막아 노인성난청,
소음성 난청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항산화물질은 이미 손상된 청력을 개선한다기보다 예방기능 성격이 강하다. 활성산소는
호흡과정에서 몸속에 들어간 산소가 여러 대사과정에서 산화에 이용돼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2006년 영국 런던대에서 열린 국제귀학회에서 미국 미시간대 의대 조헨 샤프트
교수팀은 레드 와인과 녹차에 들어있는 항산화물질 폴리페놀과 아스피린 성분인 살리실산이
내이(內耳)의 섬모 손상을 막아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샤프트 교수팀은 항산화물질이 함유된 식품을 쥐에게 먹이자 노화 관련 청력 손실이
더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샤프트 교수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레드와인이나 녹색채소,
녹차를 이용하면 청력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했다.
또 스웨덴 웁살라대학병원 마티 아니코 박사팀은 비타민C 등 3가지 항산화물질
칵테일로 메니에르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러움과 청력 저하, 귀울림, 귀가 꽉 찬 느낌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질병이다.
적정량의 와인은 피부노화도 방지하고, 심장병을 줄이는 등 건강에 좋다는 보고가
계속되고 있으나 와인도 술이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마시면 위험하다. 알코올은
체내 탈수작용을 가속함으로써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평소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면 와인도 하루 250ml를 넘지 않아야 한다. 임신부, 알코올 중독자, 위염,
위궤양, 간 질환, 구강질환, 신장질환. 전립선 질환 등이 있는 환자는 귀밝이 술
한잔도 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