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처지면 안돼,” 1인자도 선택해버린 자살

자살 징후 주변에서 흘려보내지 말아야

국내 초전도체 분야 1인자로 꼽혀온 서강대 물리학과 이성익 교수가 자살을 선택했다는

보도가 25일 일제히 나왔다. 그는 학계 동료들도 우러러보는 1인자인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그는 “물리학을 너무 사랑했는데 잘 못해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초전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이 되고자 했지만 최근 새로운 초전도 물질이

등장하고 다른 나라 학자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뒤처진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전해졌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홍강의 이사장은 “어떤 분야에서 최고 자리를 유지하려는 압박감은

강력한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나는 항상 최고여야 한다는 자기애적인 성격을

이기지 못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삶에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를 이끄는 CEO, 교수, 연예인 등에게서 자기애적인 성격이 많다. 이런 사람은

자존감이 너무 높으면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수 있다.

자기애적 성격이 강한 사람은 생각을 유연하게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문이든

일이든  ‘나도 1인자였던 적이 있어’라는 식으로 여유롭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집착하고 분야 외에 가족이나 다른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살을 생각하거나 우울감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그 사람이 집착하는 분야 말고도 그가 꼭 필요한 사람이며 최고라고

얘기해주는 등 관심을 쏟아야 한다.

자살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태현 교수는

“자살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자살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인데 실제 자살하는 사람의

80%는 죽기 전에 어떻게든 자살 의도를 밝힌다”고 말했다.

고 이성익 교수는 1981년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정부 지정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초전도연구원의 단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 포스텍에서 모교인 서강대로

옮겨 초전도체 연구에 몰두했다. 2006년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국과학상

물리학 부문 수상자였다.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주변 사람의 11가지 징후

①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슬퍼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때

②무엇을 해도 기쁨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 때

③부쩍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때

④자살에 쓰이는 약에 대한 정보를 궁금해 할 때

⑤어떤 날은 기분이 매우 좋고 어떤 날은 심하게 우울해진다고 할 때

⑥사소한 복수를 공언하며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⑦식습관, 수면습관, 표정, 행동 등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을 때

⑧운전을 험악하게 하거나 불법 약을 먹는 등 위험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할 때

⑨갑자기 너무 침착해진 모습을 보일 때

⑩학교생활, 인간관계, 직장생활, 이혼, 재정 문제 등 삶의 위기를 호소할 때

⑪자살과 관련된 책에 갑자기 흥미를 보일 때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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