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병원, ‘송명근 인맥’으로 해임교수 채우기?
소청심사위, “명백한 법률위반, 제재는 어려워”
건국대병원은 조직의 화합을 깼다는 이유로 해임한 심장내과 유규형 한성우 교수의
후임자에 송명근 교수와 친분이 있는 이른 바 ‘송명근 인맥’을 임명키로 해 위법논란이
일고 있다.
해임된 교수들의 교원소청심의가 진행 중일 때에는 보충발령을 못하게 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위반이기 때문. 두 교수는 같은 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대동맥판막성형수술(CARVAR 수술) 환자 부작용 사례를 감독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하고 논문으로 발표해 조직의 화합을 깼다는 이유로 지난달 14일 건대병원에서
전격 해임됐다.
건대병원은 심장내과 신임 교수로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황모(53) 부장을 임명,
내달 2일부터 근무가 확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대병원 송명근 교수는 1986년 8월~1989년
2월에 세종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 일했었다. 황 부장은 1988년 7월부터 세종병원에서
송 교수와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병원 관계자는 “설 이후부터 병원 내부에서 (황 부장이) 그만둔다는 얘기가
나왔고 23일부터 진료를 하지 않았다”며 “다음달 2일부터 건국대병원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임된 두 교수는 건국대의 해임 결정에 반발, 지난달 18일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교원소청위)에
소청심사를 청구한 상황. 심사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현재 두 교수의 자리는
비어있다.
교원소청위의 심사결정이 나오지 않았는데 후임자를 앉히는 것은 명백한 법률
위반. 교원지위법 제9조 2항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파면 또는 해임이나 면직처분을
하였을 때에는 그 처분에 대한 심사위원회의 최종결정이 있을 때까지 후임자의 보충발령을
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원소청위 관계자는 “학교가 이 조항을 어길 경우 행정제재는 가능하지만 법에
벌칙조항이 없어 현실적으로 법적 제재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대병원은 해임과 무관하게 별도 신규교원을 충원한 것이라는 주장. 건대병원
관계자는 “심장내과 진료에 차질이 생겨 새 교수를 영입한 것이지만 두 교수의 후임자로
뽑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A 교수는 “(송 교수와 황 부장이) 같이 근무하며
친했다고 들었다”며 “소청심사결정이 나오지 않았는데 덜컥 후임자를 앉히는 건
매우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건대병원 보건연에 다시 의무기록 접근길 열어
한편, 보건연의 검증작업에 협조할 수 없다며 전격적으로 의무기록 접근을 차단했던
건대병원은 25일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정보접근 채널을 다시 열었다.
건대병원은 일방적인 정보접근 차단이 보건복지부에 자칫 ‘조건부 비급여’를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