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받는 섹스중독치료는 무엇?
미국에서는 흔해… 국내서도 첫선
‘카사노바’도 치료될 수 있을까? 섹스광의 바람기도 치유할 수 있을까? 최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미국 미시시피 주의 섹스중독 재활원 ‘파인그로브’(Pine
Grove)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국내외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섹스중독 치료에 대한 궁금증이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섹스중독을 치료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미국에서는 섹스중독을
마약, 알코올 중독과 같은 보편적인 중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뇌에서
충동성을 관장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는 것. 우즈가
약 6만5000달러(약 7500만원)를 지불하며 6주 정도 합숙치료를 받고 있는 ‘파인
그로브’와 같은 섹스중독 재활원도 미국 전역에 걸쳐 있다.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 데이비드 듀코브니 등도 섹스중독 치료를 받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우즈는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을 기초로 만든 ‘젠틀 패스’(Gentle
Path)라는 섹스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은
많은 나라에서 섹스중독자를 포함, 마약,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보편적인
치료방법으로 비슷한 증상의 중독자들 앞에서 그동안 자신이 무력했으며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왔음을 시인하는 데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자기고백을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스트레스 등 섹스중독의 원인을 찾고 △종교의 도움 △기도 △명상 단계 △중독에
대한 윤리적 검토 등을 거친다. 그동안 중독으로 인해 해를 끼친 모든 사람의 명단을
작성해 능력 범위 안에서 직접 보상토록 하고 다른 섹스중독자들에게도 자신의 과오와
개선의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게 한다. 다시 섹스에 집착할 때는 즉시 되돌아와
고백을 해야 한다.
젠틀 페스와 같은 섹스중독 치료에는 여기에 개별 상담치료를 비롯해서 미술,
음악, 연극을 활용한 예술심리치료와 요가 조깅 등의 운동치료, 1주일 동안 가족들과
함께 고통을 고백하고 나누는 가족동반치료 등이 병행된다. 타이거 우즈의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해결해 섹스중독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입원한 동안에는 알코올중독 치료 시 아예 술을 입에 대지 못하는
것처럼 자위행위를 금하는 등의 철저한 금욕생활을 통해 성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른다. 정신적 충격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다는 안구운동요법(EMDR)을
배워서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섹스중독을 전문으로 다루는 의료기관이나 재활원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장은 “성상담클리닉이 여러 군데 있지만 섹스중독자를
치료하거나 입원을 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 없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성’이라면
쉬쉬하는 경향이 있고 환자가 자신이 섹스중독증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혼율과 실업률이 치솟는 추세고 포르노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섹스중독자는 더욱 많아질 것이란 견해를 갖는다.
이런 가운데 도박중독자나 알코올중독자의 자활치료프로그램처럼 섹스중독자의
자활 프로그램이 생겼다. 2007년부터 마약, 도박,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해온 서울중독심리연구소(소장 김형근, 070-8659-2479)는 3월에 성중독심리연구소(sri.or.kr)를
개설하고 SAA(익명의 섹스중독자) 모임을 출범시킨다. SAA 모임은 12단계 회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섹스중독에 대한 심리치료를 진행한다. SAA 모임에 대해 아직 홍보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입소문을 통해 5명이 신청했다. SAA 모임은 익명 보장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비용 없이 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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