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오래 복용하면 뼈 ‘푸석푸석’

에스트로겐 수치 낮아져 골밀도에 영향

여성이 피임약을 오래 복용하면 뼈가 약해질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비영리 민간의료보험기구 그룹헬스코퍼레이티브의 부설

연구소인 델리아 스콜스 박사팀은 14~30세 여성 606명을 대상으로 경구피임약 복용

여부, 기간, 약에 포함된 에스트로겐

수치, 골밀도 등을 조사했더니 피임약을 2년 이상 복용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척추 골밀도는 5.9%, 전체 골밀도는 2.3%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뼈의 밀도는 골수에서 만들어진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조화에 따라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에스트로겐은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2년

이상 에스트로겐이 주성분인 피임약을 복용하면 이 시스템이 깨어져서 되레 뼈의

밀도가 낮아진다는 것.

경구피임약은 미국에서 12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복용하고 있으며 주로 30세 이하

여성들이 복용한다. 이에 비해 여성의 골밀도는 20대가 가장 높다. 골밀도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에 경구피임약을 주로 먹기 때문에 뼈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

젊을 때부터 골밀도가 줄어들면 골밀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경구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골밀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여부는 이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14~18세 여성 그룹에서는 골밀도 감소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스콜스 박사는

“이 나이의 여성은 피임약을 많이 먹는 나이대가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피츠버그의대 매기 여성병원의 베아트리체 첸 박사는 “경구피임약과

골밀도의 관계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며 “여성들이 경구피임약을 주저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골밀도가 낮은지,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자신의 뼈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등에 대해 의사와 상의해 피임약 복용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첸 박사는 골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칼슘과 비타민D 보충, 운동, 금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피임(Contraception)’

1월호에 발표됐고 미국건강웹진 헬스데이가 15일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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