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두통’ 불균형 시각정보 때문

멀미와 비슷…메스꺼움과 어지럼증도

영화 ‘아바타’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관객 850만 명을 넘어

국내 영화 ‘국가대표’를 넘어서 역대 최다관객 6위에 올랐다. 2D로 볼 때와 3D로

볼 때 어떤 것이 더 재미있는지 비교하려고 이곳저곳의 극장을 도는 ‘폐인’까지

등장했다.

‘아바타’를 3D 영화관에서 본 일부 관객들은 두통과 메스꺼움 뿐 아니라 어지럼증까지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은 윤 모 씨는 ‘아바타’를 보고 집에

가던 중 엘리베이터에서 어지러움을 느끼고 쓰러졌다. 1분 만에 정신을 차렸지만

걱정이 돼 병원을 찾았다. 같은 날 저녁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을 찾은 한 환자는 아바타

두통이라며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CT촬영 결과 별 이상은 없었다.

현재 3D 입체영상을 보고 생기는 두통

대한 연구는 진행된 것이 없다. 전문의들은 “불균형한 시각 정보로 뇌가 혼란을

느껴 일어난 두통”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동수단을 탔을 때 느끼는 멀미

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보는 것. 내이, 눈, 근육과 힘줄에 있는 작은 감지기관들이

뇌에 보내는 신호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균형을 잘 잡고 있다고 느끼는데 이 중

한 두 가지가 조화되지 않으면 뇌는 혼란을 느끼고 멀미가 난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박광열 교수는 “3D 영상은 양쪽 눈에 들어오는 정보가 달라

눈과 뇌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혼란이 생기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멀미가 차에서 내리면 수그러드는 것처럼 3D 영화를 보고

생긴 두통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 앉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이광수 교수는 “편두통 환자는 3D영화를 볼 때

더 두통을 크게 느낄 수 있겠다고 추측할 수 있지만 아직 3D 영상과 두통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없기 때문에 뭐라 얘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3D TV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라 3D

영상의 두통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더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볼 사람만

보면 되지만 TV는 훨씬 다수가 일상생활에서 불균형한 시각정보에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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