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태반음료, 달랑 피로회복 효과?

식약청, 임상재평가 이르면 내주 발표

한 병에 5천원이 넘는 태반의약품에 대한 식약청의 임상재평가가 거의 끝나 시판중인

태반드링크제에 대한 재평가 결과가 이르면 내주 쯤 발표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식약청은 태반원료의 안전성 및 유효성의 근거가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해 5월 태반원료 주사제 (자하거추출물 및 가수분해물)와 드링크(복합제) 등에 대한

임상재평가에 들어갔다. 재평가 결과 녹십자 등 일부 제약사의 태반 주사제는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번에 발표될 재평가 발표는 태반드링크제에

대한 것.

자하생력액(경남제약), 구주프린센타액(구주제약), 파워라센액(광동제약), 프로엑스피액(일양약품),

유니쎈타액(유니메드제약) 등이 이번 임상 재평가 대상이다.

태반드링크제는 약국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한 병에 최하 5천원의

고가라 제조업체로서는 효자상품 노릇을 해 왔다. 경남제약 자하생력액은 2008년

한 해 매출 60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태반드링크제 30개들이 한달

치는 10만원대부터 30만원대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약사는 “환자

병문안을 할 때나 어른들께 선물로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태반드링크제 임상 재평가는 300명 이상의 참여자가 드링크제를

하루 한 병씩 마시면서 수 주 뒤 효과 측정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해왔다. 새해

첫 주에 태반 드링크제의 퇴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각 제조사가 낸 자료 재분석을 요구하면서 결과 발표가 미뤄졌다.

태반 드링크제에 대한 임상재평가를 둘러싸고 논란도 있다. 드링크제에 표시된

효능은 자양강장 체질개선 피로회복 식욕촉진 정도다. 임상재평가를 통해 유효성이

입증되더라도 ‘피로회복’정도가 될 뿐이다. 피로회복 효능 확인도 혈액검사 등이

아닌 설문에 의존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와 거리가 있다는 주장이 어느 쪽이든

있을 수 있다.

소비자 피해 보상도 불확실하다. 식약청 관계자는 “태반주사제 심사 때 유용성을

입증 못했던 주사제가 있었지만 아예 효과가 없는 물약이라는 뜻은 아니어서 소비자

보상까지 가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태반드링크제에 대한 소비자 피해보상은 따로

있기 힘들 것을 시사했다.

사람들은 태반주사제가 피부미용, 노화방지, 성기능 개선 효과를 준다고 오해해왔다.

태반주사제는 그러나 식약청 재평가에서 간 기능 및 갱년기장애 개선에만 효능을

인정받았다. 일선 병원에서 태반주사제의 효능을 과대광고하다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다.

태반드링크제의 피로회복 효능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일부 의료진은 태반에 있는 호르몬 물질에 여러 효능이

있다고 하지만 이 물질들은 분자 형이 크기 때문에 음료로 먹었을 때 효과를 낼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드링크제나 주사제에는 사람과 동물의 태반이 쓰인다. 이번에 재평가되는 드링크제

5종은 사람 태반을 원료로 하고 있다. 반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 쓰이는 태반은

전부 동물의 것이다. 식약청에서는 사람 태반은 의료용으로만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