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러도 계속 먹고 싶은 이유는?

식욕촉진호르몬 그렐린이 또 다른 역할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도 별도로 칼로리가 높은 디저트를 먹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계속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는 식욕촉진호르몬

‘그렐린’의 또 다른 영향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렐린은 본래 배가 고플 때 분비돼 무언가를 먹게끔 작용하는 호르몬으로 포만감이

느껴지면 그 양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포만감이 드는데도

그렐린이 분비될 때가 있고 그럴 때는 더 먹으려 든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 남서부의료센터 연구진은 두 가지 방법으로 쥐의 행동을

테스트했다. 첫 번째로 음식을 먹을 만큼 먹어 배가 부른 쥐에게 그렐린을 투여했을

때와 투여하지 않았을 때 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기름기가 많아 맛있는

음식을 종전에 찾아냈던 방과 일반 음식만을 찾아냈던 방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그렐린을 투여하지 않은 쥐에서는 특별히 선호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렐린을 공급받은 쥐는 고지방 음식이 있던 방을 열심히 찾았다.

연구진은 “그렐린이 분비되면 쥐는 고지방 음식을 전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에 고지방음식을 열심히 찾는 것”이라며 “전에 고지방음식이 놓여

있던 방이 비록 현재는 고지방 음식이 없어진 채 비어 있더라도 쥐들은 그 방을 맛있는

것과 연결 짓는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이 쥐들이 고지방 음식 덩어리를 받아먹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구멍에

코를 처박아놓고 있는지 관찰했다. 그렐린을 투여 받지 않은 쥐는 그렐린을 투여

받은 쥐에 비해 보다 빨리 포기했다.

이는 뇌의 보상작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서 보상이란 맛있다, 즐겁다,

기쁘다 등 기분 좋은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사람과 쥐는 뇌 속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즐거움 중추’ 를 가지고 있어 배가 부르든 말든 간에 뇌에서 그렐린이

분비되면 이전에 맛있다고 여겼던 고지방 음식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런 고지방 음식을

먹으려 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음식을 통해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뇌는 체내에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를 위한 신호를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게 바로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온라인판에 소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신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8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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