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따라 방향인식 달라
유목민은 ‘동서남북’, 현대인은 자기 중심
현대인과 유목민은 남의 행동을 따라할 때 서로 방향이 정반대로 엇갈릴 때가
많으며 이는 방향을 인식할 때 자기 중심으로 ‘왼쪽-오른쪽-앞-뒤’로 인식하느냐,
‘동-서-남-북’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른 차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진은 독일 아이들과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에
사는 유목민 아이들을 대상으로 몸의 왼쪽 윗부분, 오른쪽 윗 부분에서 번갈아 손뼉을
치는 짧은 춤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이 춤을 정면을 바라보고 한 번, 뒤로 돌아서
한 번 따라 해보라고 시켰다. 강사는 오른쪽-왼쪽-오른쪽-오른쪽 순서로 손뼉을 치는
춤을 보여줬다.
독일 아이들과 유목민 아이들 모두 정면을 바라볼 때에는 오른쪽-왼쪽-오른쪽-오른쪽
순서를 잘 지키며 박수 춤을 따라했다. 반면 뒤로 돌아서 춤을 따라 할 때는 그 방향이
사뭇 달랐다. 독일 아이들은 뒤돌아서 춤을 출 때도 오른쪽-왼쪽-오른쪽-오른쪽 방향
순서로 손뼉을 잘 따라서 쳤다. 반면 유목민 아이들은 왼쪽-오른쪽-왼쪽-왼쪽으로
아예 강사가 보여준 것과 정반대 방향에서 박수를 친 것이다.
연구진은 현대인이 방향을 자기 중심으로 왼쪽-오른쪽-앞-뒤로 인식하지만 유목민은
주로 동쪽-서쪽-남쪽-북쪽으로 인식하는 언어 및 문화와 관계된 것으로 풀이했다.
현대인의 방향 인식은 자기 몸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유목민은 모든 사람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 실험에서 유목민 아이들은 독일 아이들과 달리 자신의 팔과 몸의 관계를
중시하기보다는 팔과 외부 환경, 즉 방위와의 관계에 집중했다. 결국, 뒤로 돌았을
때 강사의 손이 가 있는 서쪽 방향에 가서 손뼉을 친 것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관점을 더 넓혀야 하며 그러려면
일반성보다 다양성을 가정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최신생물학(Current Biology)’에 14일 소개됐으며 영국 온라인
의학뉴스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이 1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