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동창-동상 치료, 예방법

영상5도에 장시간 노출돼도 동창 걸려

여대생 서현정 씨(24)는 매년 이맘때면 ‘발가락 가려움증’에 시달린다. 무좀이

아니라 동창이다. 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부는 한 겨울에도 스타킹과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다보니 외출 후 돌아오면 꽁꽁 언 발이 녹으면서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가려움이

동반한다. 서 씨는 “몇 년 전에 시작된 증세가 매년 겨울이 되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씨처럼 겨울철 동창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동창은 동상보다 증상이 약해

혈관 속에 염증은 생겼지만 아직 얼음결정은 생기지 않은 상태다. 영하의 날씨 때문에

피부조직이 얼어 감각이상과 함께 통증이 따르는 동상과는 차이가 있다. 흔히 손가락,

발가락이 얼었다고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는 대부분 동상이 아니라 동창이다.

한겨울 동창-동상 치료, 예방법동창은 섭씨 5~10도의 비교적 저온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의 혈관이 마비,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한다. 겨울철에도 스타킹과 구두만 고집하는 여성들이나 추위를

잊은 채 밖에서 장시간 노는 아이들, 등산이나 겨울철 스포츠를 무리해서 즐긴 사람,

당뇨병 환자, 군인 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동창은 손 발 귀 등 발생 부위가 붉게 변하며 붓고 가려움증 통증이 동반한다.

심할 경우 물집이 생기고 곪기도 한다. 수 시간에 걸쳐 나타나며 2~3주 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만성적인 경우 매년 추운 계절에 재발했다가 따뜻한 계절이 오면 소실된다.

온 몸 따뜻하게 해야 동창 예방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중심체온이 감소하면 말초혈관이 수축될 수

있기 때문에 날씨가 추우면 동창이 생길 위험 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동창이 발생하면 발생 부위를 따뜻하게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운물로 동창 부위를 녹이는 것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데 이때 물의 온도는

42도, 시간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동창 부위를 녹인 뒤에는 마른 타월로 물기를

닦은 후 마사지하고 유성크림을 바른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는 “되풀이해서 동창이 생기는 사람은 전문의와

상의해 비타민E같은 예방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동상은 영하 2~10도 정도의 심한 추위에 노출돼 연한 조직이 얼어 혈액공급이

없어진 경우를 말한다. 얼어버린 부위는 창백하고 밀랍같이 되며 통증 등의 자각증상이

없지만 따뜻하게 해주면 조직손상 정도에 따라 증상과 병변이 나타난다. 동상은 조직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도 혈관이나 교감신경 이상으로 인해 지각이상이나 다한증,

한랭과민증 등이 수 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따끔거리고 얼굴이나 코가 시큰거리는 등 동상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38~43도 정도의 물에 담가 녹여주도록 한다. 동상 부위의 온도를 높여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 중 하나지만 갑자기 불을 쬐고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동상 부위를 비비게 되면 얼었던 부위가 급작스럽게 녹으면서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물질이 세포에서 발생해 혈관벽을 손상시킨다. 자칫 심각한 경우 동상부위를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몸을 녹이기보다는 마른 수건으로 동상부위를 감싸 외부충격을

받지 않도록 한 후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양말, 편한 신발 신고 금주-금연은 필수

동상과 동창은 돌발적인 사고 외에는 예방이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추운 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동상의 위험이

커지며 등산 중 음주 역시 열을 빼앗기고 순환장애가 발생해 동상, 동사의 위험이

커지므로 반드시 삼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추운 환경에 나가려면 무엇보다 보온이 중요하다. 외출 때는 두꺼운 옷보다는

가볍고 느슨한 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것이 낫다. 목도리와 모자 등을 이용해 체온을

보호하고 젖은 양말이나 장갑은 바로 교체해야 한다. 합성수지로 만든 양말이나 스타킹보다는

땀의 흡수가 잘되는 면이나 모 재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신발은 굽이 낮고 앞쪽이 넓은 모양이 발에 부담을 덜 준다. 보통 소재는 부드러운

가죽이 좋고 합성수지 제품은 피한다. 발은 가급적 신발 안에서 자주 움직여서 순환을

촉진시켜 준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순환 장애로 감각이 둔해 동창이나 동상을 잘 못 느끼기 때문에

합병증 위험이 크다. 따라서 하이힐이나 조이는 신발을 피하고 하루 두 번 이상 양말을

갈아 신는 것이 좋다.

흔히 손이나 발이 얼면 손발을 비비는데 세게 마찰하거나 누르면 조직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피부 감각이 남아있는 경우에만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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