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도 숙취 안심할 수 없다
보드카보다 심해...착향료 화학성분 때문
‘위스키를 마신 다음날 아침에도 숙취를 안심할 수 없다. 위스키가 독주로 알려진
보드카보다 숙취가 더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라운대 다마리스 로세나우 교수 팀은 건강한 음주자 95명을 상대로 위스키,
보드카를 마신 다음 날 숙취 정도를 묻고 업무 수행 능력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험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실험 시작 하루 전에는 적응기간을 가진 뒤 첫째 날은 위스키,
둘째 날은 보드카, 셋째 날은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은 플라시보 음료를 각 3잔 이상
마셨다. 영국에서는 3잔 이상을 마시면 취한 상태로 보고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이 위스키나 보드카, 플라시보 음료를 마신 다음 날 숙취 정도를
조사한 결과 보드카를 마셨을 때보다 위스키를 마셨을 때 두통, 메스꺼움, 갈증,
피로 등의 증세를 더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착향료(congeners)라고 부르는 화학성분이 보드카보다 위스키 안에 더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위스키에 첨가한 착향료에는 아세톤, 아세트알데히드, 타닌 같은
화학성분이 소량 포함돼 있다
착향료란 식품이나 화장품 따위에 섞어 넣어 향기가 나게 하는 물질로 술
같은 식품에 좋지 않은 냄새를 없애고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주며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참가한다. 옛날부터 착향료는 천연품을 이용하였으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요즘에는
화학적 합성품이 천연품의 대용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위스키를 마셨을 때 숙취가 더 심하다 해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 능력에는
위스키 또는 보드카를 마셨을 때의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수면 패턴에도 차이가 없었다.
로세나우 교수는 “위스키가 보드카보다 숙취가 더 심했지만 전체적으로 위스키를
마셨을 때 업무 수행력이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위스키 대신 보드카를 밤새 마신다고 해서 다음날 업무 수행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과음하면 숙취로 고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안전이 강조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장기간 술을 마시면 음주 다음 날 혈액에서
알코올 성분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술문화의견조사(Drinkaware)의 크리스 소렉 대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술자리가 많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종류와 상관없이 장단기간에 걸쳐 원치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규칙적으로 많이 마시면 음주 다음날 오는 숙취 뿐만 아니라
암이나 간질환까지 오게된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알코올 중독: 임상실험 연구(Alcoh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 최신호에 실렸으며 영국 방송 BBC,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이
1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