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목욕, 좋을까? 나쁠까?

면역력 떨어져 몸에 무리가 가는 사람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콜록’ 소리가 자주 난다.

감기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번 걸렸다고 해서 감기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지도 않는다.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1세 이하 어린이들은 1년에

6~8번, 면역이 생긴 성인들은 1년에 3~4번 정도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감기에는

‘고추 가루를 푼 소주가 즉효’ ‘콩나물 국밥 한 그릇이면 감기 뚝’ ‘뜨거운

물에 몸 한 번 담그면 끝’이라 하는 등 각자 나름대로의 처방법이 있다.

하지만 감기 걸렸다고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가 더 심해지는 사람도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감기에 걸렸다고 땀을 빼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며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땀을 배출하는

게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소음인이라면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사우나에 가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보통은 감기에 걸린 사람이 해열제를 먹거나 목욕을 해서 땀을 흘리면 체온이

낮아지고 면역기능이 좋아져 감기가 낫게 되지만 소음인은 땀을 흘리면 더 지치고

면역기능이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자신이 소음인인지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소화’가 잘 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소음인은 소화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여름철 찬 음식을 먹거나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 밤에 배가 불러도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물도 잘 안 마시고

손발도 차다.

대사가 더디게 일어나므로 소음인은 적게 먹고 날씬한 특징이 있다. 출산 후 살이

잘 빠지는 사람이나 식탐이 없는 사람은 소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감기에 걸렸을 때 목욕하는 것을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한방뿐 아니라 양방에서도 감기 걸린 사람이 목욕을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의견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감기에 걸리면 외부 자극이나

변화에 몸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체온뿐 아니라 맥박이나

다른 신체 리듬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데 감기 걸린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덜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감기에 걸린 사람은 바람만 불어도 몸이 더 떨리고 기침이 더 날 만큼 몸이 민감해

지는데 목욕도 이런 외부 자극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목욕이 감기에 좋다 나쁘다라는 측면이 아니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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